[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8월 소비자물가가 사상 최저인 0.0%대를 기록했지만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가을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농산물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추석 상차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0%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8월 지수가 104.85였고 지난달 지수는 104.81로 지난해 동월보다 0.038% 하락했기 때문이다.
물가지수는 사상 최저치를 찍었는데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이와 다르다. 한국은행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 소비자가 인식하는 물가상승률을 설문한 물가 인식 결과는 2.1%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상승률(-0.38%)와 차이가 2.128포인트나 나는 것이다.
이는 물가지수 산출 대상인 460개 품목에 매겨지는 가중치가 각각 달라서다. 전체 가중치 1000점 가운데 가중치가 가장 높은 것은 전세(48.9)와 월세(44.8)다. 아파트관리비, 전기료 등도 가중치가 높은 편이다. 반면 소비자들의 인기 외식 메뉴인 치킨의 가중치는 5.2, 냉면은 2.1에 그친다.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자주 구매하는 상품의 가격이 오를수록 물가가 더 올랐다고 느낄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가울 장마와 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출하작업이 지연되고 농작품 피해가 커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의 경우 전통시장은 22만5859원, 대형유통업체는 31만3879원으로 나타나 전주 대비 각각 0.7% 하락,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와 비교했을때 올해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은 1.1% 하락, 대형유통업체는 보합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지난주와 비교하면 배추·무 등 채소류는 그 동안 낮았던 시세를 회복하며 가격이 소폭 상승했으며 사과·배 등 과일류는 출하물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했다. 쌀 및 쌀 가공품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태풍 피해로 과일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배의 주산지인 나주와 영암 등 전남지역의 낙과 피해 면적이 상당해 이에 따른 배와 사과 등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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