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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과학을읽다]기후변화로 변종 '그롤라 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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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후변화로 북극곰과 회색곰의 서식지가 겹치면서 탄생한 '그롤라 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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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기후변화를 달리 표현하면 '지구 온난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가 점점 더 따뜻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일까요? 바다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과도한 열의 90%를 흡수해 따뜻해집니다. 바다와 대기 중 공기가 따뜻해지면 얼어붙은 땅이 영향을 받고, 만년설, 빙하 등도 녹아 내립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공위성이 측량한 남극 대륙과 그린란드의 얼음 질량은 전례가 없을만큼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합니다. 해수면 상승은 바닷물의 범람과 허리케인 등 폭풍우를 증가시켜 해안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큰 재앙을 안기게 됩니다. 기후 예측이 어려워지고 극단적인 한파와 열대야가 일상화 됩니다.


이런 사실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인류에 미친 영향 중에는 비교적 덜 주목받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도 적지 않습니다. 생태계의 변화는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그롤라 곰의 등장입니다. 그롤라 곰은 피즐리 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새로운 종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서식지를 강제로 공유하게 된 회색곰과 부극곰의 교잡종입니다. 바다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금곰은 해안으로 내몰리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북극의 추위도 견딜 수 있는 회색곰이 북쪽으로 진출하면서 두 종의 짝짓기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둘 사이에 태어난 그롤라 곰의 번식으로 새로운 종이 탄생한 것입니다.


따뜻해진 바다는 파충류의 성비를 더욱 불균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주로 열대 인근 따뜻한 바다에 사는 녹색 바다거북의 경우 29℃ 이상에서 배양한 알에서 부화한 새끼는 암컷이지만, 더 차가운 온도에서 부화한 새끼는 수컷입니다. 녹색 바다거북의 경우 원래 암컷의 개체수가 더 많긴 했지만 최근에는 성비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2016년 카리브해 녹색 바다거북의 개체수 연구 결과, 수컷은 전체의 16%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2030년에는 수컷 개체수가 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지구 온난화 때문에 짝짓기 상대를 찾기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동물의 덩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예측도 있습니다. 자연 선택인지, 음식 부족에 의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표면적 대비 부피를 줄이면 열을 발산하는데 효율적이기 때문에 세대를 거치면서 동물의 크기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뉴햄프셔대 아비게일 캐롤 박사는 포유동물의 화석을 연구한 자신의 논문에서 "약 5400만년 전 2번의 온난기가 있었고 이 시기에 살던 동물을 화석은 다른 시기보다 더 작은 경향을 보였다"면서 "현재의 지구 온난화로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합니다. 맑은 공기를 오염시키고, 수자원을 고갈시키며, 식량 공급을 제한합니다.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해 고향을 떠나게 하며, 그들을 빈곤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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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재난으로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모여 구성된 난민촌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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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 소속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해 발간한 '식량위기에 대한 국제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과 극단적인 기상 현상, 장기화 되는 가뭄은 매년 수백만의 사람들이 식량과 물, 직장을 찾아 고향을 떠나게 만듭니다.


기후변화는 2008년부터 허리케인 등의 재난을 유발해 매년 2170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는데, 이는 매일 5만9600명, 1분마다 41명 꼴로 이재민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2016년에는 가뭄 등 재난으로 발생한 이재민이 2420만명에 달했고, 2017년에만 분쟁과 기후변화로 51개국 1억2400만명의 사람들이 기아에 빠졌습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우려합니다. 기후변화가 야기한 식량부족이 생계를 위협하고, 사람들을 이재민으로 만들면 기후변화 충격을 관리할 수 없는 정부나 기구는 압박감을 느껴 다른 기구나 정부와의 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안정성에 대한 위협은 증가된다는 주장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와 사회적, 경제적 충돌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인류는 점점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부뿐 아니라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지구 지키기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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