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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자 내가며 채권투자…전세계 투자등급 채권 3분의 1이 마이너스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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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조사 결과

글로벌 마이너스 금리 국채 17조원…역대 최대

해외금리 연계형 상품 투자자 보호 등 필요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발행된 마이너스 금리 국채가 현재 사상 최대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와 미·중 무역분쟁 및 디플레이션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8월 말 전 세계의 마이너스 금리 국채 규모는 16조 8384억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년 만에 3배 이상 규모가 증가했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 규모는 현재 전세계 투자등급 국채 중 34%나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채권을 매입하면 이자를 받는 일반적인 채권과 달리, 채권을 사고도 이자를 내야 한다. 독일과 일본 등 중앙은행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며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탓에, 채권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 국채도 발행되기 시작했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경기불황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장지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분쟁, 디플레이션 우려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금리 국채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앞으로도 경기가 좋아지기 보다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위험프리미엄이 비교적 낮고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의 수익률은 점점 하락 추세다. 장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안전한 국채로 인정받는 독일, 스위스의 30년 만기 국채는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일본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에서도 올해 1월과 7월 각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부작용들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으로 △은행 수익성 악화 △연기금들의 수익 감소 △해외금리 연계형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 등이 그 예다.

장 연구원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 예금이자 대신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머니마켓펀드(MMF)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연기금이나 생명보험 및 퇴직연금 회사의 운용수익 악화 및 재무건전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일본공적연금(GPIF)은 2016년 마이너스 금리 도입 및 채권 발행으로 당해 국내외 채권에서만 9920억엔 손실을 기록했다고도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최근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 연구원은 “미국과 영국의 CMS 금리 연계상품과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DLS상품은 만기때까지 현 금리가 유지될 경우 예상손실률이 56.2%와 95.1%로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해외국채 금리 투자자들의 보호 조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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