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설치된 비디오탑, 안전문제로 작년 2월 가동중단
미술관 "브라운관 모니터 최대한 복원하되 불가피할 경우 LED 등 사용"
'원형유지'로 결론이 난 백남준 비디오탑 '다다익선'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개월째 가동이 전면 중단된 백남준 비디오탑 '다다익선'이 기존 브라운관 모니터를 최대한 수리·복원해 2022년께 재가동하기로 했다.
복원 과정에서 불가피할 경우 LED(발광다이오드) 등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도 일부 사용한다는 복안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11일 서울관 기자간담회에서 '원형 유지'를 골자로 한 '다다익선'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다다익선'은 1988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현관에 TV 모니터 1천3대를 오층탑처럼 쌓아 올려 만든 18m 높이의 작품으로, 백남준 유작 중 가장 크다.
모니터·부품 노후화에 따라 2003년 모니터 전면 교체를 비롯해 수차례 보존수복을 거쳤지만, 지난해 2월 화재 위험 등 안전 문제로 아예 가동을 중단했다.
1987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다다익선' 설치를 구상 중인 백남준 |
백남준 '다다익선' 복원 방향과 계획 발표 간담회 |
미술관은 "조사 결과 작고 작가의 작품 복원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원형 유지이며 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술관 임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작품은 시대성을 반영하며 '다다익선' CRT 모니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매체"라고 밝혔다.
브라운관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음극선관(CRT) 모니터는 세계적으로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미술관은 모니터 수리와 동일 기종의 중고품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최근 대두되는 CRT 재생기술 연구를 위한 국제적 협업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320여대를 수복한 이후 '다다익선' 모습 |
미술관은 "백남준은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다"면서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생전에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은 올 연말까지 조사·연구를 지속하면서 내년부터 3년에 걸쳐 본격적인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아울러 전 과정을 기록한 연구백서를 발간하고 관련 자료도 정리해 아카이브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다익선' 복원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미술관 의지를 지지해달라"고 밝혔다.
1988년 '다다익선' 설치를 기념하는 백남준 서명 |
airan@yna.co.kr
인사말하는 윤범모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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