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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백남준 '다다익선' 다시 빛 밝힌다…원형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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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11일 '다다익선' 보존·복원 방향 발표

브라운관(CRT) 모니터 수리에 최선…2022년 전시재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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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다다익선 이야기' 전시 전경 (2019).(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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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지난 2년간 전원이 꺼져있던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대표작 '다다익선'(多多益善)에 다시 불이 들어올 예정이다. 앞서 '다다익선'은 2018년 2월 안전성 문제로 상영이 중단된 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브라운관(CRT·Cathode-Ray Tube) 모니터가 탑재된 '다다익선'의 원형을 유지 보존하면서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11일 밝혔다.

'다다익선'은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개관하면서 장소특정적 설치작업으로 구상돼 1988년 완성된 백남준의 비디오타워다.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대의 TV수상기가 지름 7.5m 원형에 18.5m 높이로 설치돼있다. 아직도 과천관 중앙을 지키고 있는 작품이다.

백남준의 유작 중 최대 규모의 대표작이지만 '다다익선'은 TV모니터 및 부품 노후화 등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고장이 났고, 수리도 쉽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화재 위험성 등으로 현재는 불이 꺼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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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 설치를 구상하는 백남준(1987).(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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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작품의 보존 및 복원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다익선'의 복원에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지대한데다 향후 백남준 미디어아트 복원의 대표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특히 독일 ZKM, 미국 MoMA, 휘트니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 미술기관 전문가 40여 명의 자문과 유사 사례를 조사하고 CRT 모니터를 대체할 수 있는 신기술의 적용 여부도 검토했다. 미술관에 따르면 백남준은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으며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 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생전에 밝혔다고.

이날 발표된 '다다익선'의 복원방향에 따르면 미술관은 우선 CRT 모니터를 최대한 복원해 작품이 갖는 시대적 의미와 원본성을 유지하는데 노력할 방침이다.

세계적으로 CRT 모니터의 생산은 중단됐지만 동일 기종의 중고품을 구하거나 수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최근 대두되는 CRT 재생기술 연구를 위한 국제적 협업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CRT 모니터를 최대한 활용하되 부품 확보 어려움 등 한계로 인한 다른 모니터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경우 LCD(LED), OLED, Micro LED 등 대체 가능한 최신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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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여대 수복 후 다다익선(2015).(남궁선,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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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올해 연말까지 이런 방향 아래 사례 및 기술 연구를 지속하고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2020년부터 3개년 중장기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프로젝트에 따르면 CRT 모니터 재생 및 적용, 복원, 전시 재개에 앞서 가동시간 단축 등 작품 보존 강화를 위한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복원 프로젝트의 전 과정은 연구백서로 발간해 백남준 비디오 작품의 보존에 관한 국제적 모범을 제시한다. 또한 작가와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해 관련 전시도 추진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다익선'의 복원에 주력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미술관의 의지를 지지해주시길 바라며 작품의 전시가 재개될 때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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