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사장 수난'…바람 잘 날 없는 가스안전공사

업무상배임 혐의 김형근 사장 검찰 수사

50억원대 비리 전 간부 인터폴 적색수배

한국가스안전공사.© 뉴스1

(청주=뉴스1) 박태성 기자 =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전·현직 사장과 직원들이 연이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체면을 구길 대로 구기고 있다.

박기동 전 사장이 뇌물수수와 채용비리 혐의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 받은데 이어 김형근 현 사장은 사회공헌기금 부정사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충북지방경찰청은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된 김 사장과 공사 간부 등 모두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해 한국가스안전공사 노조는 김형근 사장을 비롯한 회사의 사회공헌활동기금 부정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사회공헌활동기금 3억5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지출 명목과 다르게 특정 지역과 단체에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아직 김 사장과 연루 직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남아있지만, 결과에 따라서는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퉈야 할 처지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특정 목적을 가지고 특정 단체 등에 예산을 집행한 것이 아닌 대내외적 환경에 의해 지역사회 공헌을 확대하고자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가스안정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사회공헌자금을 적절하게 지원했다"며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앞서 가스안전공사를 이끌었던 박기동 전 사장은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박 전 사장은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직원 채용과정에서 당시 공사 인재경영처 인사부장 A씨(52) 등에게 '남성 군필자를 뽑아야 한다'거나 특정인 합격을 지시해 임의로 면접점수·순위를 조작하는 등 채용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이 때문에 채용과정에서 31명의 면접점수가 조작됐고 합격권에 있던 여성지원자 8명이 불합격 처리되기도 했다.

또 공사 이사로 재직하던 2012년 10월부터 2017년 1월에 걸쳐 9명에게 공사와의 계약 체결이나 가스안전인증기준(KGS코드) 제·개정, 공사 임직원 승진 대가 등 명목으로 1억3111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박 전 사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3억원과 1억3111만원의 추징을 선고했고,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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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사장의 비위뿐 아니라 직원들의 비위도 터져 가스안전공사 한 간부의 50억대 뇌물·횡령 사건으로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2017년 10월 한국가스안전공사 내부감사에서 위조된 인터넷 사용 계약서를 확인한 감사실의 요청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간부 B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 등)로 구속된 C씨 등 업체 관계자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C씨 등이 뇌물을 건네거나 B씨가 이들과 공모해 횡령한 금액은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C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다른 통신업자 등 3명에게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과 검찰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건 핵심 인물인 B씨는 지난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필리핀으로 도주해 잠적해 기소중지와 함께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으나 현재까지 행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가스안전공사 한 관계자는 "사회공헌기금은 검찰 수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지역사회를 위한 모든 노력이 그릇된 것처럼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까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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