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3차 민관합동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 수출 지원을 위해 1조7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예산은 수출활력 회복과 수출시장 다변화 등 시장구조 혁신을 위해 집중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2019.9.6/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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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출구조 '새판짜기'에 나선다. 신남방·신북방·중동 등 전략·신흥시장 진출을 늘리고 미국·중국·일본 등 주력시장 비중은 낮출 계획이다.
특정국가 의존도가 높아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현 수출구조를 대외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구조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제2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근본적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려 최근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방점은 '시장 다변화'에 찍혔다. 특정시장 수출의존도가 높아 시장 변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지금의 '고성장·고위험' 수출구조를 '고성장·저위험'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 대응하고, 전기차·수소경제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수출시장을 △전략시장(신남방·신북방) △신흥시장(중동·중남미·아프리카) △주력시장(중국·일본·미국·유럽연합(EU)) 등 3대 시장으로 나누고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수출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지난해 기준 전략시장 21%, 신흥시장 9%인 수출 비중을 2022년까지 각각 30%, 15%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지난해 53.4%로 절반이 넘었던 주력시장 의존도는 같은 기간 4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우선 신남방·신북방 등 전략시장 공략을 위해 '한류'를 활용한 수출마케팅을 강화한다. 신남방의 경우 중소중견기업 대상 화장품 등 5대 유망 소비재에 대한 수출보험 우대를 강화한다. 유통망·프랜차이즈·전자상거래 등 플랫폼 기업과 제품·서비스 중소기업의 동반 진출도 확산한다. 대형프로젝트 수주 관련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내년 중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에 '신남방 비즈니스 협력센터'도 새로 연다.
신북방의 경우 공적개발원조(ODA)와 합작투자를 통해 자동차, 농기계 등을 중심으로 산업협력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한다. 또 소비재·농업 기자재 등 유망품목 대상 유력 온·오프라인 유통망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시장은 관·공공부문이 주도하는 경제 특성을 고려해 정부간 협력을 기반으로 개척하기로 했다. 중동지역 비즈니스 포럼과 기자재 수출 상담회를 개최해 발주처·시공업체 등과 1대1 매칭을 지원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중심으로 전문 국제입찰팀을 꾸리고, 국부펀드와 합작투자 등도 추진한다.
전통적 주력시장은 수출품목 다각화와 고급화 등 수출 고도화를 추진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생활용품, 뷰티‧헬스, 식품 등 대표 소비재를 발굴해 고급 소비재와 온라인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 중국 KOTRA 무역관을 22개 지역으로 늘리는 등 지방경제 협력채널도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의 경우 국내 판매자가 아마존, 라쿠텐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EU 단일 경제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늘리고 현지 창업과 해외 M&A도 지원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전략시장 특화, 소비재 해외마케팅 등에 올해보다 151억원 늘어난 52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무역보험도 약 3조7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아울러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글로벌 연구개발(R&D)과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력 확보에 2022년까지 2조7000억원을 지원한다. 2022년까지 신남방・중남미 등과 자유무역협정(FTA)도 10건 이상을 추가로 타결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을 바탕으로 우리가 세계 공급망에 단순히 편승만 하는 게 아니라, 세계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산업‧기술‧통상‧투자 정책을 종합적으로 연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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