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의 피해가 대선 초경합 지역인 러스트 벨트, 팜 벨트 등에 집중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의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스몰딜 수준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무역전쟁 피해가 제조업과 농업에 집중되면서 초경합 지역인 러스트 벨트, 팜 벨트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역전되고 있다”며 “이런 미국 내 압박은 내년 상반기쯤 최고조에 이르고 이는 무역협상의 스몰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전과 달리 최근 트럼프는 쫓기는 듯한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며 “트럼프에게 재선은 누구보다 절실하다. 재선에 실패할 경우 검찰에 기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미 그의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의 성추문 위증, 탈세,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3년형을 살고 있다.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가 아니라 실업률이다. 이 연구원은 “재선 실패 사례 세 차례 모두 대선 직전 실업률이 급등했다”며 “반대로 실업률이 안정됐는데 재선에 실패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초경합지역인 러스트 벨트에서 실업률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8월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은 제조업 분야의 고용 부진”이라며 “제조업 중에서도 중간재와 자본재 제조업이 문제인데 이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고역량 감소, 불확실성에 투자 감소, 글로벌 밸류체인 약화에 따른 것이다. 러스트 밸트 지역의 실업률 역시 하반기 동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계장비, 자동차 생산이 부진한데 이는 오대호 연안, 러스트 벨트 제조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추가 관세 보복이 나타나면 미국 제조업 고용은 추가 악화가 불가피하다.
농업은 고용데이터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나 농민들에게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팜 벨트 지역의 트럼프 지지율이 8월 들어 43%까지 급락해 50%를 하회했다”며 “최근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반구 주요 곡물 중 가장 먼저 추수하는 옥수수인데 옥수수 재배 농민들이 가장 먼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옥수수는 시작에 불과하다. 10월부터 대두 등이 수확되는데 유전자 조작 대두는 중국 외 판매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연구원은 “올해 가을부터 미국 농업에 서서히 타격이 나타나겠지만 이런 문제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 농가는 봄에 대출을 받아 이듬 해 대출 상환 스케줄이 돌아오는데 실제로 2분기 연체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고 6월까지 농장 파산 신청은 작년보다 13%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무역협상이 잘 되던 2~4월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렸으나 분쟁이 격화된 5월부턴 수입을 거의 중단했다.
이 연구원은 “올 하반기 러스트 벨트 지역 제조업 실업률 상승으로 블루칼라 불만이 고조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팜 벨트 지역 농민들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016년 트럼프가 1%포인트 내외의 미미한 득표차로 선거인단을 가져왔던 지역이 이들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은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선거인단 확보를 못하면 재선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런 압박은 이제 시작됐고 내년 상반기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미중 무역합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불확실하지만 스몰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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