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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트윗 경질' 볼턴 "적절한 때 발언"…'트럼프 저격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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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에 보낸 문자서 "내 유일한 염려는 미국의 국가안보"

트럼프의 '해임' 주장에 "내가 그만둔 것" 반박하기도

일각 '내년 대선 앞두고 트럼프 저격수'로 변신' 가능성

최근 공개석상 외 말도 안 섞은 '폼페이오 겨냥' 관측도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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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의 ‘트윗’을 통해 1년6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하는 ‘슈퍼 매파’ 존 볼턴(오른쪽)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나의 유일한 염려는 미국의 국가안보”라며 “적절한 때에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고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한 동시에, 향후 언젠가는 국민이 알지 못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속살에 대해 언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일각에선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저격수로 전격 변신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경질’ 이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문자를 통해 “분명히 해두자”며 “나는 (해임당한 것이 아니라) 사임한 것이다. 지난밤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해임’에 방점을 찍은 “나는 지난밤 존 볼턴에게 그가 일하는 것이 백악관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반박, 자신의 퇴장은 주체적 결정에 따른 ‘사임’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볼턴 보좌관의 언급을 종합하면, 사퇴를 둘러싼 여러 억측이 나돌고 있는 만큼, 향후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 트윗을 통해 “행정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그의 많은 제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달리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드러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됐다. 미 정치권에선 앞서 경질된 적잖은 트럼프 행정부 인사가 ‘반(反) 트럼프’ 성향의 ‘저격수’로 변신한 만큼, 볼턴 보좌관 역시 이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실제 최근 들어 대북(對北) 정책을 비롯한 각종 외교정책에서 유연한 입장을 견지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론을 설파했던 볼턴 보좌관을 사실상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미 NBC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을 임명한 지 6개월쯤 지난 시점부터 볼턴 보좌관을 신뢰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가을부턴 (볼턴 보좌관의 전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전 NSC)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각종 정책적 조언을 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에선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외교안보라인 1인자’ 자리를 놓고 권력다툼을 벌였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겨냥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배드캅’(bad cop)을 자처했던 볼턴 보좌관과 대립해왔던 ‘굿캅’(good cop) 역할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와 볼턴 보좌관)는 모두 (대통령에게) 솔직한 의견을 내놓는다. 볼턴과 내가 의견이 다른 적이 많았다. 사실”이라며 볼턴과 불편한 사이였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더 나아가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보좌관의 퇴장을 몰랐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답변해 좌중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 간 ‘불화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두 사람이 공개석상이 아니면 서로 말도 섞지 않는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였다. ‘NSC 보좌관’을 마지막 공직으로 여겼던 볼턴 보좌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차기 대선을 노리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단물만을 빼먹고 있다는 식으로 봐온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보좌관이 부처 간 조율은 뒤로한 채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잡으려 한다는 불만이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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