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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해임이냐 사임이냐…'슈퍼매파' 美볼턴 퇴장 두고 '뒷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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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볼턴에게 더는 백악관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볼턴 "분명하게 하자…나는 (해임이 아닌) 사임한 것이다"

권력다툼 밀렸다 관측도…폼페이오 "의견 달랐던 건 사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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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나는 전날(9일) 밤 존 볼턴에게 그가 더는 백악관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분명하게 해두자. 내가 사임한 것이다.”(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10일(현지시간)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의 퇴장을 놓고 임면권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퇴장 당사자인 볼턴 보좌관 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유의 ‘트윗 경질’을 통해 ‘해임’에 방점을 찍은 반면, 볼턴 보좌관은 “내가 먼저 관두겠다고 한 것”이라며 주체적 결정에 따른 ‘사임’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두 사람이 사퇴 과정을 두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더 나아가 볼턴 보좌관은 WP에 보낸 문자에서 “나는 적절한 때에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퇴를 둘러싼 여러 억측이 나돌고 있는 만큼, 향후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그의 많은 제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달리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드러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됐다.

최근 들어 대북(對北) 정책을 비롯한 각종 외교정책에서 유연한 입장을 견지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론을 설파했던 볼턴 보좌관을 사실상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이와 관련,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을 ‘전쟁광’이라고 조롱해왔다”고 썼다.

일각에선 볼턴 보좌관이 ‘외교안보라인 1인자’ 자리를 놓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드캅’(bad cop)을 자처했던 볼턴 보좌관과 대립해왔던 ‘굿캅’(good cop) 역할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와 볼턴 보좌관)는 모두 (대통령에게) 솔직한 의견을 내놓는다. 볼턴과 내가 의견이 다른 적이 많았다. 사실”이라며 볼턴과 불편한 사이였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더 나아가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보좌관의 퇴장을 몰랐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답변해 좌중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 간 ‘불화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두 사람이 공개석상이 아니면 서로 말도 섞지 않는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였다. ‘NSC 보좌관’을 마지막 공직으로 여겼던 볼턴 보좌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차기 대선을 노리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단물만을 빼먹고 있다는 식으로 봐온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보좌관이 부처 간 조율은 뒤로한 채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잡으려 한다는 불만이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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