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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Go! 스타트업] "'신의 한수'보다 작은 서비스 빨리 보완해 방향성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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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 완벽하게 준비해서 출시하는 것보다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를 빨리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 같아요."

지난 6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드라마앤컴퍼니 사무실에 만난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는 명함관리 서비스 ‘리멤버’의 성공 요인을 이같이 풀어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스마트폰으로 명함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주소록에 등록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를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2014년 출시 이후 최근까지 리멤버에 등록된 국내 사용자수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지난 7월 인재 검색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출시했다. 개인 이력을 게시하면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나 헤드헌팅 업체들이 리멤버 커리어에 올라온 사용자들의 이력과 현 직장 정보 등을 분석해 기업에 적합한 인재라고 판단되면 곧 바로 제안할 수 있다. 사전 서비스에만 10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이력을 올렸으며 출시 두달여 만에 이력을 등록한 사용자는 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최 대표는 "커리어 서비스의 핵심은 좋은 인재풀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인데 벌써 30여만명이 이력을 등록했고 1500여개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라며 "당초 세웠던 연내 50만명 확보 목표도 수정해야할 정도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뜨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 /드라마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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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설은 작은 단위로, 검증은 빠르게"

최 대표는 명함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필요한 사람을 찾고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지향해왔다고 한다. 그 지향점이 처음 구체화된 것이 커리어 서비스다. 그는 "올해 초부터 커리어 서비스를 구체화하는 데 전사적으로 역량을 모았다"면서 "다양한 안을 고민하다 결국 서비스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기보다는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실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나가자고 한 것이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서비스가 혁신을 만들까만 고민했다면 아직 답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며 "시도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하다 보니 오히려 서비스 방향 탐색과 설정에 있어 쉽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함 관리 서비스도 처음에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보다 단순하게 수기를 내세웠던 점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의 방향성 설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단위의 가설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그는 "수많은 옵션 중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구체화해서 어떤 모습으로 서비스를 출시할까에 대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신의 한수를 찾아내기보다는 작은 단위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 보완 과정을 빠르게 하다 보면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 방향성을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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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 /드라마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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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R 시장의 게임 체인저 되겠다"

최 대표는 커리어 서비스 출시로 국내 인사관리(HR) 시장 문화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국내 HR이나 이직 문화는 아직 폐쇄적이지만 조금씩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커리어 서비스를 통해 기업이 인재를 필요로할 때 직접 찾아나서는 방향으로 문화를 개선하면서 새로운 시장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드라마앤컴퍼니의 인재 네트워크 서비스 비전을 네이버에서도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봤다. 드라마앤컴퍼니는 2017년 네이버와 일본 라인의 한국법인 라인플러스에 380억원 규모로 인수됐다. 지난해에는 네이버와 라인플러스가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당시 명함 관리 서비스만 있었지만 네이버 측에서 드라마앤컴퍼니의 가능성을 인정해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창업 초기의 비전과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해서 인수된 이후에도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사람을 찾는 ‘게임’을 누구보다 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커리어 서비스가 이직을 조장한다는 일부 비판과 관련해서는 "이직을 조장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면서 "기업도 좋고 개인도 좋은 매치 메이킹을 통해 기업과 개인이 더 성장한다는 가치를 제공한다는 관점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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