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 ‘생명지킴이’로서 역량 키워
전역 후 건강한 사회 실현 기여할 것
김병남 육군 생활존중문화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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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병사가 군 생활이 어려워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해 현장을 살펴봤더니 간부들을 비롯한 동료들이 해당 인원의 고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가 힘들다는 것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힘이 돼 주겠다는 격려 하나로 생각을 돌릴 수 있었죠.”
김병남(53) 육군 생명존중문화과장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군 내 자살 사고 예방 활동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육군은 지난해 12월 장병들의 생명을 지키고 자살예방에 전문성을 기하고자 육군본부에 전군 최초로 전담 부서인 생명존중문화과를 설치했다. 생명존중문화과는 10여명으로 구성된 본부 요원들과 360명으로 이뤄진 예하부대 병영생활전문상담관들로 편성돼 자살 사고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특별히 자살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사범대학 재학 시절 주변인의 안타까운 자살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일수록 자살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인식을 갖고 어떻게 하면 이를 예방할 수 있을지 연구를 시작했다.
대학 시절 자살예방과 관련해 봉사활동을 했던 그는 전역 직전 야간대학을 다니며 공부하고 강사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자살 문제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현재도 그는 한국생명존중협회와 한국자살예방센터 등 각종 단체에서 전문강사로 활동하며 자살예방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자살 사고 예방에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따라서 자살 징후가 보이면 제때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초기 징후를 그대로 방치했다간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상담관을 비롯한 간부들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예전엔 군 생활 자체가 힘들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 등 고충이 다양화되다 보니 간부들을 비롯해 병영상담관들도 보다 높은 수준의 상담과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육군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과 연계해 자살예방 전문교관을 선발하는 ‘교관 경연대회’를 열고 간부들의 자살 사고 대처 능력을 배양한다는 계획이다.
김 과장은 “영국에서 지난해 ‘자살예방 장관’이 탄생했듯 우리도 사회적 차원의 더 강한 예방정책이 필요하다”며 “우리의 활동으로 자살예방의 중요성을 실감한 장병들이 전역 후 사회로 돌아가면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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