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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관제권 얽힌 제주남단…한일, 하늘길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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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일본 정부에 제주 남단 ‘항공회랑’의 정상화를 위해 한국 정부가 제시한 신항공로 개설 협의에 성실하게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한중일 관제권 혼선으로 최근 두 차례 항공기 충돌 가능성이 발생했음에도 일본이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장관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둘러싸고 악화된 한일 관계가 제주 하늘길에서도 충돌하는 모습이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항공회랑의 비행안전 확보가 급선무임에도 일본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항공회랑은 항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 여건에서 국가 간 합의에 의해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이다. 1983년 설정된 제주 남단 항공회랑은 중국 상하이 동쪽 해상에서 이어도 남쪽 50㎞ 지점을 통과해 일본 후쿠에섬을 연결하는 구역으로 길이 519㎞, 폭 93㎞에 이른다. 이곳에선 제주~상하이, 중국~일본, 한국~동남아 항로가 교차된다. 한국의 비행정보구역(관제, 비행정보, 조난경보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공역)에 포함되지만 동경 125도를 기준으로 서쪽은 중국, 동쪽은 일본이 관제권을 행사하고 있고 동남아행 항로는 한국이 관제를 맡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제주 남단 항공회랑의 비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과 국제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협의가 답보 상태라는 점이다.

국토부는 제주 남단 항공회랑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를 경유하는 한중일 연결 신항공로 개설을 제안했다. 중국과 ICAO는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관련 협의를 이어 가고 있지만 일본은 몇 차례에 걸친 우리 측 답변 요구와 면담 제안을 회피했다. 추가 협상 종료시점인 지난 2일에야 현행 항공회랑을 유지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되레 위험을 가중시키는 기존 항공회랑의 복선화를 통보했다.

김 장관은 “일본은 이견 해소를 위해 우리 측에서 제안한 한일 차관급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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