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향하는 조선업계 근로자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추석 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에 성공한 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추석 전까지의 수주 실적도 삼성중공업은 양호한 반면, 나머지 양사는 부진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중공업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기본급 1%, 정기승급 1.1% 인상△임금타결 격려금 등 일시금 200만원 및 상품권 50만원△정기상여금 600% 중 300%를 매월 25%씩 분할 등에 합의했다.
당초 노사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조가 4년 만에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사 양측 모두 조금씩 입장 차를 좁혀 결국 기본급 1% 인상 수준에서 뜻을 모았다.
수주실적도 나쁘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이날까지 총 42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치 78억달러의 54%를 채웠다. 최근 러시아 쇄빙 LNG선 설계 계약도 따내 추후 러시아 조선소와 15척 쇄빙 LNG선 공동 건조에 돌입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근로자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게 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명절 뒤 영업일선에서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뛰고 현장에서 일감을 소화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임단협의 엉킨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노사 상견례 후 총 11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진척이 없었다. 이날 추석 전 마지막으로 열린 12차 교섭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임금과 성과급,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 쟁점 요구안에 대한 양측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대우조선도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이 무산됐다. 5월 이후 20차례 이상 진행된 교섭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지난 5일 열린 교섭에서도 노조는 사측 제시안을 반려했다. 노조는 추석 후 투쟁 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수주 실적도 신통치 못하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치 159억달러 가운데 약 31%(49억9000만달러)만 채웠고, 대우조선해양은 30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의 약 36%를 달성한 상태다. 올해 목표치 달성이 힘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해를 넘긴 올해 초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했었고 대우조선은 지난해 연말 극적으로 타결했다"며 "추석 이후로도 접점을 못찾을 경우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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