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공단, 전국 사고 다발지역 108개소 선정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교통사고 1만4210건 발생
대전시 둔산주타차워 부근 5년간 13건으로 최다
성남 모란삼거리·대구 동성로데오거리도 11건씩
최근 5년간 추석 연휴기간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전시 서구 둔산동 둔산주차타워 인근 교차로. 지난 8일 오후 꼬리물기 차량으로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신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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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왜 나만 못 가게 하느냐”며 창문을 열고 항의하기도 했다. 서로 진입하려다 급정거를 하거나 차간 거리를 불과 10㎝가량 남겨놓고 부딪힐뻔한 아찔한 상황이 반복됐다.
바로 옆 은하수 네거리에선 좌회전을 기다리던 고급 수입차 운전자가 경찰관의 제지에도 꼬리를 물고 주차장 쪽으로 진입했다. 이 차량 때문에 직진하려던 차량이 네거리에서 발이 묶였다. 경찰관이 달려가 경고 차원에서 차량의 창문을 두드렸지만, 운전자는 그대로 달아났다.
이를 본 경찰관은 쫓아가는 걸 포기했다. 따라가서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지만, 자리를 잠시 비우기라도 하면 교차로가 또다시 엉망진창이 될 게 뻔해서다. 교차로에서 신호기를 조절하던 경찰관은 “운전자들의 인식이 나아졌지만 아직 멀었다”며 “우리(경찰관)가 1분만 없어도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추석 연휴기간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전국 주요 도심 10곳. 대전시 서구 둔산주차타워 부근에서는 13건의 교통사고로 22명이 부상을 입었다. [자료 도로교통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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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 둔산동 둔산주차타워 부근은 ‘추석 연휴 기간 교통사고 다발지역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상가와 술집이 몰려 있어 주말은 물론 평일 낮에도 차량 때문에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차량과 사람이 몰려들다 보니 당연히 사고도 잦다. 이곳은 추석 연휴 때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보다 교통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다.
10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추석 연휴 기간 전국에서 모두 1만420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연평균 2842건이며 연휴 기간 1일 평균은 489.6건으로 집계됐다.
공단이 5년간 반경 200m 이내에서 5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지역 108곳을 분류한 결과 대전시 둔산동 둔산주차타워 인근이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13건의 교통사고로 2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삼거리 부근이 11곳(부상 20명), 대구시 중구 삼덕동1가(동성로 로데오네거리 부근)이 11건(부상 12명)으로 각각 2~3위에 올랐다.
최근 5년간 추석 연휴기간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전시 서구 둔산동 둔산주차타워 인근 교차로. 지난 8일 오후 꼬리물기 차량으로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신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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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트럭터미널 앞거리는 10건(부상 23명), 대구시 서구 내당동 반고개네거리 부근이 9건(사망 2명·부상 12명)씩 발생해 각각 4~5위를 차지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제일기획 부근과 대구시 달서구 상인네거리 부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부근, 부산시 중구 남포사거리 부근 등도 각각 9건씩(부상 10~15명)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시 서구 치평동 무등일보 앞 부근에서도 5년간 8건(사망 1명·부상 9명)의 사고가 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7곳으로 교통사고 다발지역이 가장 많았고 경기도 22곳, 대구 15곳, 부산 8곳, 광주 7곳, 인천 6곳, 전북 5곳, 대전 4곳 등이었다. 제주도와 세종시는 교통사고 다발지역이 한 곳도 없었다.
최근 5년간 추석 연휴기간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전시 서구 둔산동 둔산주차타워 인근 교차로 입구에 꼬리물기 영상단속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둔산경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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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교육운영처 정의석 교수는 “명절 때는 비슷한 시간대에 차가 집중적으로 몰리기 때문에 그만큼 사고위험도 커진다”며 “차를 몰고 나오더라도 평소보다 더 조심하고 서로 양보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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