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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안경테 균형 맞추러 안경점 수십번 ‘들락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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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기자의 낯선바람]청소년 강박증

일주일 전에 맞춘 안경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안경테는 고심해서 요즘 가장 핫하다는 것으로 했는데 아무래도 왼쪽 테와 오른쪽 테의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 같다. 좌우가 맞지 않아서인지 두통도 생겼다. 이것 때문에 일주일 새 안경점에 몇 번을 다녀와야 했는지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오늘도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안경점에 또 가야 할 것 같다. 휴…

책상이 불편하다. 종이 몇 겹을 구겨서 책상 다리 밑에 껴놨는데도 삐걱거린다. 수평이 안 맞는 거 같아 책상에 물을 떨어뜨려 어디로 기우는지 확인도 해봤는데 물은 딱히 움직임이 없었다. 그래도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아 책상을 이리저리 흔들어 대고 있다.

야간자율학습 시간. 오늘 봐야 할 과학 교과서 분량이 10장이 넘는다. 그런대도 벌써 두 시간째 같은 챕터만 보고 있다. 시간 안에 마치려면 빨리 다음 장으로 넘겨야 하지만 뭔가 자꾸 놓치는 것이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사실 나의 가장 큰 불안은 엄마다. 엄마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 것 같다. 사실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아빠가 출근하고 내가 학교에 가면 매일 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아무래도 맞는 것 같다. 나의 이런 의심 때문에 엄마와의 사이도 부쩍 안 좋아졌다. 엄마만 보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그렇다고 “남자를 만나는 것 맞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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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 있으면 약물치료 필요”

강박장애는 강박적 생각과 강박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충동, 장면이 침투적이고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강박적 사고를 경험한다. 이에 따라 반복적인 행동이나 강박 행동을 보인다. 예를 들어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이것 때문에 생기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문을 확인한다.

강박 행동은 대부분 강박적 생각에 의한 불안, 괴로움을 감소시키고 두려운 사건이나 상황의 발생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일시적인 편안함을 제공할 뿐 궁극적으로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

강박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강박증 정신과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생각을 과도하게 중요하게 여김, 위험에 대한 과대 추정, 완벽주의, 과도한 책임감 등 강박적 사고를 융통성 있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변화시키는 인지 치료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박성근 정빈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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