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유럽과 아시아 경계' 조지아의 찬란한 문화

국립중앙도서관 '호랑이 가죽을 두른 용사'전…28일까지

'호랑이 가죽을 두른 용사-한 권의 책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다' 전시 전경.(국립중앙도서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서혜란)이 주한조지아대사관(대사 오타르 베르제니쉬빌리)과 함께 전시 '호랑이 가죽을 두른 용사-한 권의 책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다'를 오는 28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조지아의 대표 문학작품 '호랑이 가죽을 두른 용사'(ვეფხისტყაოსანი)는 12세기 쇼타 루스타벨리가 쓴 민족 서사시다.

이 작품은 2013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이다. 아랍의 기사 압탄딜(ავთანდილი)이 공주 티나틴(თინათინი)의 명령으로 떠난 모험에서 인도의 기사 타리엘(ტარიელი)과 그의 연인 네스탄-다레잔(ნესტან-დარეჯან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17~18세기 인도-이란의 영향을 받은 세속 삽화가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 미적 우수성까지 인정받았다. 이에 한국어 2종을 비롯해 50여개 언어로 번역·발간됐다.

이번 전시에는 16~18세기에 제작된 '호랑이 가죽을 두른 용사' 필사본과 삽화들의 고화질 사진 등을 선보인다.

특히 뛰어난 필체와 세밀화로 유명한 1680년대 베타베기(Betabegiseli) 필사본이 포함된 영인본이 국내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조지아국립필사본센터로부터 직접 제공받았다.

또한 예루살렘의 십자가 수도원에 있는 쇼타 루스타벨리의 프레스코화, 15세기 베르타복음서 비문에 쓰인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조지아에서 번역·출판된 윤동주 시집(2017년 발행)을 비롯해 조지아 문화를 소개하는 국내 도서, 조지아의 민속 의상과 공예품도 함께 전시돼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 한국과 조지아가 고유 문자체계라는 양국의 상호 동질성과 문화의 영향력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우리나라 국민이 조지아와 조지아의 문학을 친숙하게 느끼고, 수준 높은 중세유럽 문화를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