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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9.9절 '조용히' 보낸 북한… 태풍 '링링' 피해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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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우리와 같은 자주적 나라 찾기 힘들다" 평년 수준 메시지

열병식, 중앙보고대회 참배 등 행사 확인 안 돼

7일 오후 태풍 '링링' 황해도 상륙해 5명 사망 집계

김정은, 직접 비상대책회의 소집… 정권 차원 복구작업 상세 보도

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노컷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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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정권 수립 71주년 기념일(9.9절)을 대규모 행사 없이 조용히 치른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 여러 매체들은 9일 "오늘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1돌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며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추켜들고 당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를 반드시 점령하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들 언론들은 열병식이나 중앙보고대회 등 별다른 행사 소식은 전하지 않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총서기 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도 "다른 나라들의 자주권을 제 마음대로 농락하는 제국주의의 행태가 그 어느 때보다 노골화되고 적지 않은 나라들이 자기를 지킬 힘이 없어 비참한 운명을 강요당하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 공화국과 같이 자주적 대가 강하고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행복을 자력으로 담보해 가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듭니다"는 메시지만을 내놓았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5일 "올해의 경우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기 때문에 행사는 평년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앙보고대회나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등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보통 9.9절 전날 당·정·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가 열리고, 9.9절 당일에는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가 뒤따른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6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지난 2017년을 제외하면, 9.9절마다 중앙보고대회와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는 진행했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첫 9.9절인 2012년에는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이후에는 그러지 않다가 2018년에만 참배했다.

열병식의 경우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정권 수립 65주년인 2013년과 70주년인 2018년에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이 열렸지만, 그 외에는 따로 열리지 않았다. 올해에는 이같은 행사들 모두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오후 황해도에 상륙해 북한 지역을 관통한 13호 태풍 '링링'의 피해 영향으로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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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8일 주민들에게 피해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전하며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영상에서 오수용(붉은 원) 노동당 부위원장이 피해 현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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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가비상재해위원회는 '링링'의 영향으로 5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집계했다.

또한 북한 전역에서 210여동 460여세대의 가정집과 15동의 공공건물이 완전·부분적으로 파괴되거나 침수됐고, 4만 6200여정보(약 458제곱킬로미터)의 농경지에서 농작물이 넘어지거나 침수·매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의도 면적(약 2.9제곱킬로미터)의 약 157배에 이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6일 오전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뒤, 이같은 모습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최고 지도자가 직접 재난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도 9일 이번 태풍 피해와 복구 관련 보도를 하면서 정권 차원에서 이뤄지는 복구 작업과 민생 부문 피해 지원 사업을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국가비상재해위원회 명의로 피해 상황 관련 보도를 했는데, 과거에 비해 신속히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 여부는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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