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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금융시장의 안정 없이는 금융혁신도 포용금융도 연목구어에 지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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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은성수 체제’ 출범/ ‘시장변동성 확대 땐 조치’ 강조/ 혁신성장 지원위해 실패 용인/ 서민·취약계층 자금지원 확대

세계일보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위원회가 ‘은성수(사진)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은 위원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 금융 안정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위치에 섰다.

9일 은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금융시장의 안정이 없이는 그 어떤 금융혁신이나 포용금융도 연목구어(緣木求魚)에 지나지 않는다”며 “냉정하고 침착하게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이 현재 맞닥뜨린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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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은 위원장은 이를 위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점차 하향 안정화하고, 분할상환·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등 대출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구조조정은 당사자 간 공평한 고통분담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실패를 용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금융회사 직원 등 현장 실무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제재 가능성이 혁신금융, 모험자본 공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감사원의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벤치마킹해 면책위원회 운영 등 금융회사의 우려를 덜어드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포용적 금융과 관련해서는 “안정적 재원 확보를 토대로, 서민·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등 자금지원을 확대하겠다”며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불합리한 금융관행 등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위해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금융산업 자체의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 활성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신용정보법 개정 지원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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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오른쪽) 신임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밖에도 은 위원장은 취임 직후 사모펀드 규제에 대한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 펀드와 DLS(파생결합증권) 불완전판매 논란은 모두 사모펀드와 관련이 있다. 은 위원장은 DLS와 관련해서는 소비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판매규제 강화 등 필요한 제도 개선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바로 다음달부터 진행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는 금융혁신 분야의 중요 과제다. 앞서 고배를 마셨던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재도전 여부가 불명확한 가운데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행시 27회로 1984년 공직에 입문한 은 위원장은 국내외 금융을 섭렵한 전문가로 통한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기구과장, 금융협력과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행정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등을 거치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와 2011∼2012년 유럽 재정위기 등에 안정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세계은행(WB)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수출입은행 행장을 맡았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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