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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닛산 쿠데타’ 사이카와 사장 부당보수 들통나 16일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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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곤 前회장 비위 폭로 축출 / “관행” 주장하다 사퇴의사 밝혀

세계일보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회장을 축출한 ‘닛산 쿠데타’ 주역인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사진) 사장도 수억원의 부당보수를 받은 사실이 들통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이카와 사장과 여러 임원이 주가와 연동된 보수를 부당하게 받은 것으로 드러나 사이카와 사장이 16일부로 사임한다고 니혼TV가 9일 보도했다. 주가와 연동해 임원 보수를 결정하는 닛산차는 사내 조사 결과, 사이카와 사장이 보수를 받는 권리의 행사일을 자의적으로 앞당기는 방식으로 수천만엔(수억원)의 보수를 더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닛산차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사이카와 사장의 16일 사퇴를 결정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앞서 이날 이날 오전 사임 의사를 묻는 취재진에게 “원래부터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상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부당하게 보수를 많이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임원들에게도 비슷한 행위가 있었다. 곤 체제 시대의 방식 중 하나다”며 모든 책임을 카를로스 전 회장에게 돌렸다.

사이카와 사장은 프랑스 르노를 중심으로 르노그룹과 닛산차의 경영 통합을 추진한 곤 전 회장의 비위를 검찰에 알리며 외국인 경영진을 몰아내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사이카와 사장 등 닛산차 내부의 일본인 경영진은 비밀팀을 꾸려 곤 전 회장의 비위를 조사한 뒤 사법거래를 통해 검찰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카와 사장은 지난해 곤 전 회장이 검찰에 체포된 뒤 닛산차를 이끌어왔다.

닛산차는 경영 주도권 다툼을 둘러싼 암투가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미국과 유럽 시장의 판매가 부진하며 4~6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나 급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일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닛산차가 최근 한·일관계 악화에 따라 글로벌 사업 쇄신의 일환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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