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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대한민국 정의와 공정은 죽었다” 조국 임명 날, 서울대생 500여명 ‘사퇴 촉구’ 촛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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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임명 날, 서울대 3차 촛불집회
빗속에도 학생·동문 500여명 참석…"공정을 배우며 자란 세대"
"임명 강행 정부에 허탈…정의와 공정은 죽었다"

"우리 대한민국 청년 대학생들은 공정과 불공정의 차이를 보고 듣고 느껴온 세대입니다. 오늘, 대한민국의 정의와 공정은 죽었습니다"

조국(54) 신임 법무장관의 임명이 강행된 9일, 서울대 학생들이 세 번째 촛불을 들었다. 학생들은 1·2차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당장 사퇴하라" "법무장관 자격없다, 지금당장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관악캠퍼스 아크로광장에서 ‘제3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었다.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 500명이 빗방울이 내리는 날씨에도 이곳에 모여들었다. 이날 3차 집회는 개강 후 열리는 첫 집회였다. 방학 중이었던 지난달 23일 일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한 1차 집회가 열려 500여명이 참석했고, 같은달 28일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2차 집회에는 800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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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제3차 서울대인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며 정문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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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 장소 입구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서울대 구성원임을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각자 손에 학생증이나 졸업증명서를 들고 있거나, 서울대 포털 시스템인 ‘마이스누’ 로그인 화면 등이 띄워진 스마트폰을 쥐고 있었다. 신분증과의 대조를 거쳐 통과가 된 이들에게는 준비된 양초와 피켓이 제공됐다. 이날 총학생회 측이 준비한 500개의 양초는 모두 소진됐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모인 이유는 청년들의 분노와 허탈감의 목소리를 표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유한국당의 손길이 뒤에서 어른거린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치적 소비’를 막기 위해 구성원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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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3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서울대 재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는 학생증·졸업증명서·마이스누 로그인 화면 등을 신분증과 함께 보이고 있다. /정민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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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의혹이 불거진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한 허탈감을 호소했다. 김다민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은 "조 후보자의 임명 반대와 사퇴 촉구를 위해 우리 서울대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벌써 3번째에 이르렀지만, 정부는 청년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임명을 강행했다"면서 "이 상황이 참담하게만 느껴진다. 오늘, 대한민국의 정의와 공정은 죽었다"고 했다.

임지현 공과대학 학생회장도 "많은 반대와 의혹 등을 뿌리치고 조국의 임명이 강행됐다"면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정부의 핵심 메시지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공정’이었다. 김도연 정치외교학부 학생회장은 "당신은 ‘공정한 법 질서를 확립하게 되면 어떤 지위 있든 간에 법은 공평하게 적용된다’고 말했다"면서 "당신과 당신 가족의 삶에도 공평한 법이 적용된 것이라면 저는 이제 법을 다시는 믿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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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3차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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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구호를 외치며 서울대 행정관을 거쳐 서울대 입구 쪽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서울대 정문 앞까지 행진했다.

같은 시각 조 장관의 딸 조모(28)씨가 의전원생으로 재학 중인 부산대학교에서도 3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조씨가 학부를 졸업했던 고려대학교도 앞서 지난달 23일, 30일과 지난 6일 세 차례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부로 세 차례 집회를 개최한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광화문에서 촛불 연합 집회를 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포토]서울대생 500여명 3차 촛불 집회 "조국 사퇴하라, 정의는 죽었다"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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