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 -0.3% 기록
인민은행 16일부터 지준율 0.5%P 낮춰
8월 중국 무역흑자액 전월比 38% 감소
지난 2년간 한국·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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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디플레이션ㆍ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의 그림자’가 짙어지며 중국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 생산자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돈 줄을 풀고 경기 부양에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 초까지 시중금리를 0.75%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7월 생산자물가상승률(전년 대비)은 -0.3%을 기록했다. 3년 만에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2년 전(2017년 8~10월) 6~7% 수준이던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말부터 1% 미만에서 움직이다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현재 2%대로 안정적이지만, 생산자 물가하락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중국 정부는 돈 줄을 풀며 소비 진작에 나섰다. 중국인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중국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6일 발표했다. 올해 들어서 세 번 지준율을 인하다.
이에 따라 중국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13.5%에서 13%로, 중소형 은행은 11.5%에서 11%로 0.5%포인트씩 낮아진다. 눈에 띄는 것은 일정 자격을 갖춘 도시 상업은행의 지준율은 추가로 1%포인트 더 인하되는 것이다.
모든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한 전면적 인하(0.5%포인트)와 특정 금융기관(도시 상업은행)에 적용되는 선별적 인하(1%포인트)가 동시에 이뤄진 4년만의 ‘투 트랙’ 조치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투 트랙’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추가로 공급될 유동성은 총 9000억 위안(약 151조원)이다.
스티븐 장 모건스탠리 화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수요를 촉진하며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최우선 과제가 경제 안정화로 바뀐 탓”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서둘러 지준율 인하에 나선 것은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ㆍ중 무역 전쟁의 여파는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중국 수출(달러화 기준)은 1년 전보다 1% 감소한 2148억 달러(약 257조원)를 기록했다. 위안화 약세로 수출경쟁력은 높아졌으나 미국의 관세부과에 따른 부담이 커져서다. 8월 무역수지는 348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7월(560억 달러)보다는 38%나 쪼그라들었다.
무역 갈등의 충격이 커지며 중국이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줄리언 에번스 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관세 인상의 역풍으로 지준율 인하만으로 경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인민은행은 내년 초까지 지준율을 두 차례 더 낮추고, 시중금리를 0.7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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