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기를 맞은 조태일 시인 |
시 '국토'로 널리 알려진 민중시인 조태일(1941~99)을 기려 제정된 ‘제1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로 이대흠 시인이 선정되었다. 수상작은 시집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이다.
조태일 시인 작고 20주기를 맞아 마련된 문학상과 관련해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이사장 박석무)와 심사위원회(신경림 시인·염무웅 평론가·최두석 시인)는 "전라도에서 남도의 지역말을 맛깔나게 쓰는 데 오랫동안 공들인 이가 이대흠 시인"이라며 "이번 시집의 경우 그 방언의 구사가 더욱 활달하고도 적실하다"고 평가했다.
또 "시집에서 다뤄진 장흥과 탐진강 주변이 한국 현대시의 영역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느낌"이라며 "상상이지만 한국시의 융융한 흐름을 염원하던 조태일 시인이 살아계셔서 이 시집을 읽더라도 반겼을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다.
조태일 시인은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대처승의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고, 광주서중, 광주고, 경희대를 졸업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고, 시집 '아침선박' '식칼론' '국토' '자유가 시인더러' '산속에서 꽃속에서' '풀꽃은 꺾이지 않는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등을 펴냈다. 김지하, 양성우, 김준태 시인 등을 발굴했고, 독재정권에 맞선 대표적인 민족·민중시인으로 꼽힌다.
특히 60년대 말 월간 시 전문지인 '시인'의 편집주간이었던 조 시인은 당시 정권의 경계대상 1호였던 김지하의 시를 실었고 70년대에는 양성우의 시집 '겨울공화국'을 발간,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70 ~ 80년대 저항문학의 산실로 꼽혔던 창비시선의 첫호가 신경림 시인의 ‘농무’였다면 조태일 시인의 시집 ‘국토’는 자연스레 창비시선의 두 번째 편으로 발간됐다.
1980년 신군부가 계엄령 전국 확대에 앞서 감금한 민주인사(예비검속자)에 포함돼 3년간 수감생활을 했지만 '5.18 당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유공자 신청은 거부했다. 조 시인은 2000년 박석무 5·18기념재단 전 이사장 등 지인들이 사후 유공자 등록운동을 벌여 5·18 유공자로 등록돼 2005년이 돼서야 국립5·18민주묘지에 이장됐다.
조태일 문학상 수상자인 이 시인에게는 상패와 상금 2000만원이 수여된다. 조태일 문학상은 곡성군(군수 유근기)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경자),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완), 창비(대표이사 강일우), 문학들(발행인 송광룡), 시인(발행인 이도윤)이 후원한다. 시상식은 7일 오후 조태일 시인의 고향인 전남 곡성레저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조태일 시인 20주기 문학축전’에서 진행됐다.
배성민 기자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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