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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청구야담·중국의 신사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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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일까 상황일까·비교문학과 텍스트의 국적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청구야담 = 이강옥 옮김.

조선 후기 이야기를 묶은 선집 '청구야담'을 우리말로 옮겼다. 미국 버클리대 소장본을 야담 연구자인 이강옥 영남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처음으로 완역했다.

청구야담에 실린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인간 생활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주인공들은 의식주, 결혼, 자식 교육, 돈과 명예에 대한 욕망을 품고 애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책은 조선시대에 이미 여성 독자를 겨냥해 한글로 번역되기도 했다.

역자는 해설에서 "야담은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였다가 본격적인 서사 작품이 됐다. 특히 조선 후기에 들면서 당시 사회와 사람들의 현실 인식이 대폭 반영됐다"며 "매우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야담은 우리 민족의 인간상과 생활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박물관과 같다"고 강조했다.

문학동네. 상권 996쪽, 하권 1천4쪽. 각권 3만원.

연합뉴스


▲ 중국의 신사계급 = 페이샤오퉁 지음. 최만원 옮김.

중국 출신 사회인류학자인 페이샤오퉁(費孝通·1910∼2005)이 '유럽과 달리 중국 역사에서는 왜 지식을 지닌 귀족계급이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에 나름의 대답을 내놓았다.

저자는 지식을 독점한 신사(紳士·gentry)가 중국에서 '도통'(道統)이라는 정치철학에 집중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공자의 도(道)를 추구한 신사가 윤리적 권위를 바탕으로 권력을 쥐고자 했으나, 군주의 힘이 강해지자 정치권력을 장악하기보다는 황제에 투항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권력자와 민중 사이에서 자신과 일족의 안위와 부를 지키는 데 머문 채 기생적 역할만 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지식인이 사회 변화를 저지하는 안전판으로 기능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갈무리. 264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사람일까 상황일까 = 리처드 니스벳·리 로스 지음. 김호 옮김.

상황의 힘을 둘러싼 사회심리학 핵심 연구를 정리했다. 저자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를 쓴 심리학자이고, 리 로스도 '기본적 귀인(歸因) 오류'라는 개념을 고안한 심리학자다.

책이 다루는 주제는 인간 행동 원인을 본성과 상황 중 어느 쪽에서 찾아야 하는가다. 예컨대 길에서 기침하며 주저앉은 환자를 봤을 때 약속 시각에 늦은 사람은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크지만, 여유가 있는 사람은 도와줄 확률이 높다는 실험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를 논한다.

미국에서는 1991년에 초판본이 나왔고, 2011년 개정판이 출간됐다. '아웃라이어'를 쓴 말콤 글래드웰이 극찬했다고 한다.

심심. 608쪽. 2만8천원.

연합뉴스


▲ 비교문학과 텍스트의 국적 = 박진임 지음.

박진임 평택대 교수가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발표한 논문을 엮었다.

시조 번역과 한국문학의 세계화, 한국 비교문학 현황, 천운영·김애란·김재영·공선옥 소설에 나타난 다문화 주체 연구, 영화 텍스트를 활용한 미국 문학사 강의 등에 관한 글을 모았다.

소명출판. 532쪽. 3만2천원.

연합뉴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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