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A 프로젝트' 5기, LA→뉴욕 대장정 마쳐…여성대원 첫 동참
'위안부 알리기' 美대륙 자전거횡단 대장정, 뉴욕서 '마침표' |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위안부 이슈를 모르더라고요.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대부분 공감했습니다. 두 달 여정에서 힘껏 페달을 밟았고 새로운 희망을 느꼈습니다."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서 출발한 20대 3명은 지난 29일 뉴저지주의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에 도착했다.
미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3A(트리플에이) 프로젝트' 5기 멤버 이하얀(27), 나도훈(26), 기효신(24)씨다. 대학생이거나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남녀 3명이 뜻을 모았다. 팀장인 이씨와 기씨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트리플에이는 'Admit'(식민지 여성들에게 성노예 역할을 강요한 것의 인정), 'Apologize'(인권유린 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Accompany'(위안부 할머니들의 혼과 마음을 안은 동행)의 머릿자를 딴 프로젝트다.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 여성 인권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자전거 횡단으로 미국에 알리겠다는 취지다.
애리조나,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캔자스, 미주리,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를 넘어 펜실베이니아, 워싱턴DC를 거쳐 뉴저지로 왔다. 미 남서부에서도 가장 뜨거운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사막 지대는 물론 동부 산악지대까지 고스란히 포함됐다.
올해 초 발목 인대를 다친 이씨는 진통제를 먹으면서 붕대를 감은 채 달렸다. 장장 62일, 4천 마일(6천440㎞)을 달리는 대장정이다.
이들이 페달을 밟는 사이 한일 갈등이 불거졌고 위안부 할머니 한 분이 또 세상을 떠났다.
'위안부 알리기' 美대륙 자전거 횡단 대장정 |
'위안부 알리기' 美대륙 자전거횡단 대장정 |
대륙횡단을 마친 이들은 주말인 31일 낮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서 기자회견에 나섰다.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타임스스퀘어에서 성명을 낭독하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련한 정부와 군의 개입을 완전히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죄를 전달하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위안부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10여개 피해국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여성 인권 이슈"라며 "이런 취지를 알리기 위해 주요 거점 도시 10여곳에서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알리는 사진전을 개최했고 특히 미국 대학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막내' 기씨도 "동남아 각국에도 피해자 할머니들이 계신다"면서 "위안부 이슈는 동남아 피해국들과도 연대해서 풀어가야 하는 국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나씨는 "위안부 알리기라는 목표가 없었다면, 이번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1기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50명이었던 국내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제 20명으로 줄었다.
이씨는 "할머니들의 연세를 생각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야 한다"면서 "동시에 프로젝트의 활동 범위도 미국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알리기' 美대륙 자전거횡단 대장정, 뉴욕서 '마침표' |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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