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점검하면서 완화정도 조정여부 판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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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연속 인하는 없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의결했다. 대신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8월은 시장 예상대로 동결
8월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다.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처럼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하할 정도로 경기가 나쁘진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었다. 7월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와 이달 2일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의 영향을 확인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앞서 바클레이즈는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위기 국면이라는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소시에테제네랄 역시 “서울 주택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과도한 원화 약세를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8월 동결을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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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받는 10월 기준금리 인하론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전망경로에 비해 하방위험이 높아져 당분간 0%대 초반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이라며 물가상승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10월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10월에 경제전망 하향과 더불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1%를 향해 연말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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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자본유출 우려 없는 실효하한 추정 중
이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18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기자 설명회에서 “인하 한 번으로 실효하한에 근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화정책 여력이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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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내부적으로 실효하한 금리를 추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효하한 금리란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의 하한선을 뜻한다. 한국은 기축통화국가가 아니고 경제가 개방돼있기 때문에 자본유출 우려가 크다. 따라서 사실상 제로금리까지 갈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해 실효하한을 추정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0.75~1.00%가 실효하한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현재 1.50%인 기준금리를 앞으로 2~3차례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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