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돌아오라"는 트럼프에 역주행…8조원 투자 테슬라 中공장 연말 가동
'중국 잔치' 세계인공지능대회에 美기술기업 총수로 유일하게 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업들에 "미국으로 돌아오라"는 노골적인 요구를 하는 가운데 정반대로 중국으로 달려가는 회사가 있다.
바로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적지 않은 미국 기업들이 고율 관세와 정치 리스크를 피해 동남아 등 제3국으로 생산 시설을 옮기는 일이 잇따르고 있지만 테슬라는 반대로 크게 판돈을 걸고 중국으로 들어가 눈길을 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세계인공지능대회에 직접 참석했다.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상하이시 등 중국 정부 기관들이 합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는 '빅 브러더'라는 오명을 써온 중국 AI 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관 주도 행사다.
중국의 적극적인 유치 움직임 속에서 올해는 IBM 등 일부 미국 기업이 추가로 가세하기는 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민감한 시점이어서인지 머스크 CEO는 미국 주요 기술기업 총수 중에는 유일한 참석자다.
중국에서 큰 사업을 벌여 나가고자 하는 머스크가 중국에 큰 '성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 1월부터 상하이시 린강(臨港) 산업구에서 테슬라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부품 공장)를 짓고 있다.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매장 |
총 500억 위안(약 8조4천700억원)이 투자될 이 공장에서는 향후 모델3 등 연간 최대 50만대의 전기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미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준공 검사 과정에 접어들었으며 연말부터는 일부 생산에 들어간다.
지난 수년간 테슬라는 폭발적인 발전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올해 2분기 테슬라의 조정 후 주당 순손실 1.12달러로 시장 전망치(0.40달러)보다 훨씬 나빴다.
2분기 매출 역시 시장 전망치 평균인 64억1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 매출 63억5천만 달러(7조4천830억 원)에 그쳤다.
따라서 테슬라는 대규모 중국 사업을 통한 비약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테슬라가 올해 최대 40만대의 차량 인도를 예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연산 50만대 규모의 중국 기가팩토리 규모가 테슬라에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중국은 자동차 대미 관세를 높여 테슬라의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공장 설립은 필수다. 중국은 12월 15일부터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 역시 무역전쟁 와중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테슬라를 크게 환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 투자한 외국 자동차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현지 법인의 100% 지분을 보유하도록 허락했다.
최근엔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Pilot Free Trade Zone) 규모를 배 가까이 키우면서 테슬라 공장이 있는 린강 지역을 포함해 테슬라에 추가 감세 등 '선물'을 안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에서 머스크는 '국빈'급 대접을 받는다.
상하이 대규모 투자를 공식화한 지난 1월 머스크는 중국 지도부의 거처 겸 집무 장소인 중난하이(中南海)에 초청받아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환대를 받기도 했다.
지난 1월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난 리커창 총리(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CEO(왼쪽) |
이 자리에서 머스크 CEO가 "저는 중국을 열렬히 사랑합니다. 여기 자주 오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하자 리 총리가 그 자리에서 즉시 영주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일화도 유명하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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