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산문 담은 『언어 상영관』 출간
“모든 영화의 공통 주제는 ‘변화’”
외화번역가 이미도씨는 늘 나만의 작품을 쓰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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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간 수많은 외화의 자막을 번역하며 이름을 알린 외화번역가 이미도(58) 씨가 신간 『이미도의 언어 상영관』(뉴출판사)을 냈다. 그가 직접 쓴 25편의 시와 25편의 산문을 함께 담은 책이다.
이미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화 번역가다. 1993년 영화 ‘블루’의 자막을 번역한 것을 시작으로 그간 외화 520여 편의 자막을 번역했다.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윅스, 월트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물론 ‘반지의 제왕’ 3부작 등 수많은 명작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가 “나의 영혼은 8할이 영화로 구성돼 있다”며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그는 “오랫동안 번역 일을 해오면서도 항상 창작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나의 글을 쓰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를 번역하면서 느꼈던 경험과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며 산문을 썼던 그는 2016년 55살이 되던 해부터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이번 책엔 그의 ‘언어 예찬’이 유독 두드러진다. 그는 “호기심을 키우고 즐기고, 상상력을 키우고 즐기고, 창의력을 키우고 즐길 때 우리가 꺼내 드는 위대한 무기는 언어”라며 “언어력을 키우려면 독서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작시 ‘만 권의 여행’에서도 여행과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행은 온몸으로 떠나는 독서 / 독서는 영혼으로 떠나는 여행 / (…) / 여행은 내 마음속 몰스킨 노트에서 수줍음 타는 동물들이 뛰놀게 하는 것 / 여행은 빈 종이로 떠나 만 권의 책으로 돌아오는 것’ 그는 번역한 수많은 작품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1997)’을 꼽았다.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받고 내면의 상처를 가진 수학 천재인 윌 헌팅이 상담 치료를 통해 달라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주인공이 달라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너의 잘못이 아니다(It’s not your fault)’라는 치료사의 말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또 다른 명대사로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 2003)’에 나오는 ‘(네가) 직접 기적이 되어라(Be the miracle)’를 꼽았다. 이 대사는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는 주인공이 하늘을 탓하자 되돌아온 답이다.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는 삶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미도는 모든 영화를 ‘변화’라는 한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모든 영화의 공통된 주제가 ‘변화’였다”며 “영화를 통해 능동적인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고 전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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