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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日 수출규제 유탄 날아온다”...시멘트업계, 호실적에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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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정상화에 매출 급증 불구

수입 석탄재 조달 어려워 부담

시멘트업계가 건설경기 침체 와중에도 가격 정상화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일본 수출규제 여파가 난데없이 시멘트로 튀면서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쌍용양회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7610억원, 영업이익 1059억원, 당기순이익 7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7186억원에서 5.9%, 영업이익은 915억원에서 15.7%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25.5% 늘었다. 아세아시멘트도 상반기 크게 성장했다. 매출은 지난해 4061억원에서 올해 4116억원으로 1.4% 늘었다. 영업이익은 172억원에서 330억원으로 91.9%나 뛰었다. 지난해 상반기 -136억원이던 순이익도 14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 신장 폭보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더 크게 늘어난 것은 가격 정상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건설경기 악화로 출하량이 줄어 매출은 많이 늘지 못했지만 이익률은 크게 높아졌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시멘트업계는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일본 수출규제의 여파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이 아닌, 시멘트업계로 튀었기 때문.

환경부는 이달 초 일본산 석탄재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시멘트협회는 최근 “수입석탄재 환경안전관리 강화방안이 시행되면 시멘트업계는 국내 석탄재 수급 불안정으로 원료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발전사와 협력해 국내산 석탄재의 사용을 늘려나가는 동시에 점토광산 개발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한 후에 남는 재인 석탄재는 점토와 더불어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된다. 시멘트 업체들은 점토를 채취하는 과정이 환경훼손 등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 석탄재를 대체원료로 사용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시멘트업계가 사용한 315만t의 석탄재 중 128만t(40.6%)은 수입 석탄재다. 수입처는 대부분 일본이었다.

일본산 석탄재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일본 화력발전소와 국내 시멘트 업체 모두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일본 화력발전소가 현지에서 석탄재를 처리하려면 t당 20만원의 환경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한국 시멘트 업체에 수출하면 t당 5만원 정도면 처리된다. 시멘트 업체들은 국내산 석탄재는 충분한 양을 공급받기 어렵다고 전했다. 2000년대 초 화력발전소가 레미콘업계에 t당 3만원에 판매를 시작하면서, 시멘트로 들어오는 양이 줄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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