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당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 규탄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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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주말인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문재인정부 실정에 대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규탄하기 위한 대규모 장외집회 이후 91일 만에 열린 이날 집회는 '살리자 대한민국! 문(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당초 석 달 만에 재가동하는 장외집회에 대해 당 안팎에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집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열띤 분위기 아래 진행됐다.
황교안 대표는 "말과 행실이 다른 조 후보자를 민정수석으로 쓰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며 현 정권을 '엉터리 정권' '가짜 정권' '거짓말 정권' '적폐 정권'이라고 몰아세웠다. 주최 측인 한국당은 이날 집회 참가자가 10만여 명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장외·원내·정책의 3대 투쟁이 안착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자평하면서 이번주 열리는 소속 의원 연찬회에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와 도로, 광화문광장을 메운 참가자들은 '조국은 사퇴하고 문재인은 사죄하라' '조로남불 위선정권'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 피켓과 소형 태극기 등을 흔들며 집회에 참여했다. 특히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뿐만 아니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이날 오전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겹치면서 현장에선 정권 비판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황 대표보다 앞서 연단에 오른 한국당 인사들은 현 정부에 대한 강경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는 위법적이고 위선적인 후보"라며 "청문회보다는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먼저다. 그냥 검찰 수사는 믿기 어렵다. 특검이 먼저다"고 힐난했다.
황 대표는 이날 연단에서 정권 심판을 위한 '우파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자유 우파 정당이 총선에서 진 것은 분열 때문"이라며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의 연설 도중 한 남성이 난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이 남성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벙어리'라는 표현을 쓴 황 대표를 향해 '장애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선 한국당 인사들뿐만 아니라 청년 연사들이 나와 조 후보자 딸의 특혜 입시 의혹 등을 규탄하기도 했다.
또 연단에 선 육군 중장 출신 신원식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자문위원은 지소미아 종료를 맹비난하며 문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주장하기도 했다. 광화문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청와대 인근인 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 행진해 애국가를 부르고 문재인정부와 조 후보자에 대한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기세를 몰아 2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찬회에서 당의 투쟁 동력을 더욱 벼려내겠다는 입장이다.
황 대표는 지난 18일 입장문을 통해 장외투쟁, 원내투쟁, 정책투쟁의 3대 투쟁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대규모 집회가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이기에 연찬회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국회 활동(원내·정책투쟁) 추진 방안에 대한 전향적 의견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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