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25일 오전 해군이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해병대원들과 특수부대원들이 경북 포항공항에서 독도로 이동하기 위해 육군 대형수송헬기 치누크(CH-47)에 탑승하고 있다. 병력 중에는 해병대원들과 다른 복장을 한 특수부대원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방어훈련은 26일까지 실시된다. 2019.8.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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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가 당분간 냉각기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를 통보한데 이어 우리 군이 미뤄 왔던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시작했다. 일본이 장기간 대화에 불응한 가운데 당분간 한일간 대화 계기가 마련되기 쉽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해군은 25일 독도방어훈련 명칭을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바꿔 이날부터 이틀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지 사흘만이다. 이 훈련은 통상 6월, 12월 두 차례 개최되나 올해는 한일관계를 고려해 6월 중 열던 것을 미뤄 왔다.
이후 광복절 즈음 개최가 예상됐지만 정부와 군 당국이 한일관계를 지켜보자며 훈련시점을 확정하지 않다가 최근 개최일자가 최종 결정된 걸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대화에 불응해 온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 등을 결정한 가운데 이 훈련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걸로 알려졌다.
이날 훈련 개시는 한국 정부가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며 한일관계가 당분간 냉각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당장 한일간 첫번째 고비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이 빠지기 시작하는 28일이다.
만약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기존 3개 품목 외 개별허가 품목을 확대한다면 한일갈등 격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일본으로서도 명분이 떨어지고 자국 기업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수출규제를 강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이 앞서 발표한 규제 제품에 대한 수출허가 기한을 늘리는 등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일 수는 있으나 명시적인 추가조치를 강행하긴 어려우리란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이 경제보복 등 '추가도발'을 하지 않아도, 한일간 대화 모멘텀이 만들어질 계기를 당분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내에서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지지하는 여론이 우세한 만큼, 아베 내각이 당분간 한국 정부에 종료 책임을 전가하며 냉각기를 장기화할 수 있어서다.
당초 우리 정부는 오는 10월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을 한일관계 변곡점으로 주시했던 걸로 전해졌다. 만약 한일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세로 돌아섰다면 우리 측이 일왕 즉위식에 사절단을 보내 이 추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 같은 시나리오도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음달 24일부터 3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및 10월 말 부터 올해 말까지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기간 한일정상 및 고위급이 만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러나 정상급 만남 전 실무급 대화채널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가까운 시일 내 한일 국장급 이상 접촉 가능성이 "없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한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당분간은 대화를 완강하게 거부할 가능성이 있어 일왕 즉위식 전까지 한일갈등이 완화되길 기대했던 로드맵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교수는 "만약 일본이 수출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한다면 강력한 적신호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일본도 자국 기업에도 피해가 갈 수 있는 데다 국제사회에서 명분이 떨어지는 무분별한 추가규제는 섣불리 나서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권다희 , 서동욱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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