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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국회 말말말]지소미아 ‘종료’ 혹은 ‘파기’ 與野 표현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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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파기’ 다른 표현 쓰는 여야

책임 공방 탓.. “경제보복한 일본이 원인” vs “문재인 정권 탓”

이데일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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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이 신뢰를 깼기 때문” “지소미아 ‘파기’에 김정은이 만세할 것”

23일 나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이다. 여·야가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은 결정을 놓고 ‘종료’와 ‘파기’라며 다른 표현을 썼다. 두 글자 차이지만 의미가 완전히 다른 표현을 쓰는 것은 정치적 견해에 따라 책임 소재를 다르게 묻기 때문이다.

정부를 포함한 여당은 ‘지소미아 종료’라며 결정의 당위성을 부각하고 책임 소재를 일본에 돌리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경제 도발로 상호 신뢰를 일본이 깼다”며 “고민 끝에 단호하게 대처해야겠다는 정부의 태도였고 민주당도 같은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일 강경메시지를 내온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일본특위)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도 일본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한 라디오방송과 진행한 대담에서 “지소미아는 일본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우리를 규정을 하고 경제적 공격을 한 것”이라며 “그거(경제)보다 더 고도화된 단계는 정보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사실상 일본이 지소미아를 깬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지소미아 파기’라며 경색된 한일관계의 원인을 정부에 돌렸다.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파기’는 계약이나 협약, 약속 등을 의도적으로 깨뜨린다는 다소 부정적인 어감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안보연석회의에서 “지소미아 파기로 미국의 불신이 커지고 외교적 압박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며 “환율과 주가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자본 이탈에 대한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각 당은 지소미아를 대하는 스탠스에 따라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환영하는 측에서는 ‘종료’를 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지소미아 폐기를 가장 먼저 당론으로 정한 원내 유일 정당으로서 결정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정부가 지소미아 연장 종료를 선언한 것은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종료’와 ‘중단’을 혼용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파기’가 아닌 ‘종료’가 맞다고 설명하고 있다. 협정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기한이 되는 시점에서 연장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이다. 지소미아는 유효기간이 1년인 협약으로 기한만료 90일 전에 한쪽에서 종료의사를 통보하면 연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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