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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미술인' 곽인식 재발견하자"…한국 찾은 일본 평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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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곽인식展 심포지엄에 미네무라 도시아키·지바 시게오 참석

미네무라 "곽인식, 높은 사상 보여줘…이우환도 많은 힌트 얻었을 것"

연합뉴스

미술가 곽인식(1919∼1988)
다음 달 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는 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과천=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75년 처음 만나 지켜본 곽인식에게서 높은 사상을 느꼈습니다. 작품을 실제로 보면 곽인식이 정말 진지하게 자기 자신을 작업에 반영하고 발전시킨 예술가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미네무라 도시야키)

23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 대강당에서 열린 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 한국과 일본 예술인들이 모였다. 다마미대 미술관장인 미네무라 도시아키(峯村敏明), 도쿄 국립근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낸 지바 시게오(千葉成夫) 등 일본에서 손꼽는 평론가들이 포함됐다.

1919년 옛 경북 달성군에서 태어난 곽인식은 18살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 미술계를 중심으로 활동한 곽인식은 평면 화면에서 유리와 황동, 종이를 활용해 사물의 물성을 일찌감치 실험했다. 일본 현대미술의 가장 중요한 조류로, 1960년대 말 등장한 모노하(物派)와 이를 연결해 곽인식을 선구자적 존재로 평가하는 움직임도 있다.

미네무라 도시아키는 곽인식의 1963년 유리 작품을 소개하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힘이 강하며 굉장히 섬세한 작품"이라면서 "곽인식은 수준 높은 조형 작가, 회화 작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노하의 이우환도 같은 나라 출신인 곽인식 작업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을 것이며 이우환 유리 작업도 선배(곽인식)의 작업을 보고 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는 불명예가 아니며 작가가 서로 영향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곽인식이 1978년부터 점토를 살짝 만져 만들어낸 세라믹 작품을 특히 주목하면서 "무엇인가 동작을 가미함으로써 일종의 이야기를 만드는, 즉 사물에 언어성을 부여한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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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무라 도시아키
(과천=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23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곽인식 탄생 100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미네무라 도시아키 평론가가 곽인식의 1978년도 세라믹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2019.8.23. airan@yna.co.kr



지바 시게오는 곽인식이 원으로 회귀한 1970∼1980년대 회화를 분석하면서 "구체적 형태를 지닌 물체를 그려내는 것이 아닌, 회화를 회화답게 하는 '공간' 그 자체를 표출하려는 노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인식의 당시 연령과 1980년대라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는 매우 첨예한 시도"라고 치켜세웠다.

오광수 뮤지엄산 관장은 "곽인식은 모노하의 집단적인 이념 형성 전개와 관계없이 '모노'의 논리를 자율적으로 일궈냈다"고 지적했다.

오 관장은 "곽인식과 모노하의 관계를 두고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라면서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이 연구 촉매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다음 달 15일까지 과천관에서 열리는 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전과 연계해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날 심포지엄 발제문을 바탕으로 곽인식 전시 도록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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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시게오
(과천=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23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곽인식 탄생 100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지바 시게오 평론가가 곽인식의 회화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2019.8.23. airan@yna.co.kr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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