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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일본 위안부 문제, 21세기 미얀마에서도…로힝야 여성들, 미얀마 정부에 의해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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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보이콧 등 연대 호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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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성폭력을 가했습니다. 이런 폭력은 21세기 미얀마에서도 일어납니다. 미얀마 정부는 수천명의 로힝야 여성들을 강간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가 로힝야 문제 해결에 연대하기를 바랍니다.”

마웅 자니 FORSEA 사무총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로힝야 학살 2주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외 23개 시민단체가 모인 ‘로힝야와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시민들에게 로힝야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를 촉구했다.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는 주류민족인 버마와 미얀마 정부로부터 수십년간 탄압을 받고 있다.

라히마 베검 ‘쉼없는 존재’ 공동창립자는 “2017년 8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에 대한 잔혹한 학살이 일어났다. 여성들이 강간 당하고 아이들이 죽고 집이 불 탔다”고 했다.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온 로힝야 난민은 100만명에 달한다. 절반이 여성과 아동”이라고 했다.

이들은 미얀마 정부의 성폭력 문제를 지적했다. 베검은 “20대 로힝야족 소피카는 자신의 아이가 살해당한 뒤 방글라데시의 한 산에서 납치됐다. 소피카는 산에 갇혀 일주일간 감금돼 강간 당했다”고 했다. “소피카는 도망쳐 방글라데시에서 강간에 따른 출산을 했고 트라우마 장애를 겪고 있다. 이는 수천 개 피해 사례 중 하나”라고 했다.

로힝야 사람들이 피신한 방글라데시 캠프 상황은 열악하다. 베검은 “100만명 난민은 렌틸 콩으로만 연명하며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인간의 고통을 360도 전체(각도)로 볼 수 있는 현장”이라고 했다.

미얀마 정부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야에 대한 일방적인 송환을 추진 중이다. 베검 창립자는 “오늘은 로힝야 난민 3000여명이 미얀마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다. 지난해 11월 로힝야 난민 1000여명이 강제 송환될 때 그들은 돌아가지 않으려고 숲에 숨었다. 로힝야가 어떤 조건으로 미얀마에 돌아가고 싶은지 상의 없이 결정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얀마에 남은 로힝야 사람들의 삶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네이 산 르윈 로힝야자유연합 코디네이터는 “라카인주에 남은 60만명 로힝야 사람들은 이동에 제한을 받고 생계를 위해 일할 수 없다. 음식은 구호단체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다. 교육과 의료서비스 권리도 없다. 시민권도 얻지 못해 외국인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

자니는 한국이 미얀마 투자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투자 자본은 전쟁과 학살을 하는 데 쓰인다. 대 미얀마 투자는 미얀마 정부가 집단 학살을 자행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투자가 로힝야 여성들을 강간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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