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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에 쏟아지는 여성감독 영화들…다양성·외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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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벌새' '아워바디' '메기' '82년생 김지영'

연합뉴스

'우리집'
[롯데엔터테이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한동안 뜸했던 여성 감독 영화가 극장가에 잇따라 내걸린다. 한국 상업영화 정형성을 탈피한 참신한 소재와 스토리, 여성적 시선을 반영한 수작들로, 극장가에 다양성을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유은정 감독의 '밤의 문이 열린다'가 개봉한 데 이어 오는 22일과 29일에는 '우리집(윤가은 감독)과 '벌새'(김보라 감독)가 차례로 개봉한다.

'우리집'은 전작 '우리들'로 호평받은 윤가은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가족 문제를 해결하러 직접 나선 아이들 이야기를 아름다운 색채와 담백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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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엣나인필름 제공]



'벌새'는 1994년을 배경으로 14살 소녀 은희의 일상을 세밀화처럼 그려낸 작품. 호기심 많은 중학교 2학년 소녀가 가족을 비롯해 다양한 구성원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한뼘씩 성장하는 과정을 차분하게 좇아간다. 각종 유수 영화제에서 25개 상을 받아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거장 봉준호와 박찬욱 감독이 '우리집'과 '벌새'를 각각 응원하고 나서 관심을 끈다.

봉 감독은 '우리집'에 대해 "윤가은 감독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더불어 아역배우를 스크린에 살아 숨 쉬게 하는 3대 마스터"라고 극찬했다.

박찬욱 감독은 '벌새'를 본 뒤 "은희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가는지 보고 싶다"며 김보라 감독에게 "서둘러 속편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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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바디'
[영화사 진진 제공]



9월에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한가람 감독의 '아워 바디'가 관객을 만난다. 영화 '동주'와 '박열'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최희서가 주연하는 작품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8년차 행정고시 준비생 자영이 '달리는 여자' 현주를 만나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세상 밖에 나오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희서는 이 작품으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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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엣나인필름 제공]



이옥섭 감독의 '메기'는 9월 26일 개봉을 확정했다.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민망한' 장면이 찍힌 엑스레이가 발견되고, 호기심 가득한 병원 사람들이 사진의 주인공을 찾으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믿음에 관한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 장르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시민평론가상, 올해의 배우상까지 4관왕을 거머쥔 작품.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등이 출연한다.

작품성이 뛰어난 여성 감독 영화가 한꺼번에 많이 나오는 것은 한국영화 다양성 측면에서 반길 만한 일이다. 김보라 감독 역시 "맛집이 몰려있을 때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것처럼, 여성 감독 영화가 여러 편 개봉해 오히려 반갑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작품 대부분은 제작비 10억원 미만으로, 저예산 독립영화 현실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씁쓸함을 남기기도 한다. 극장을 잡기 힘들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가 끝나고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이나, 추석 연휴 이후 개봉일이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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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물론 여성 감독이 저예산 독립영화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올해는 상업영화에서도 여성 신예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 1월에 엄유나 감독 '말모이'가 287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박누리 감독이 류준열을 기용해 만든 영화 '돈'은 3월 개봉해 339만명을 불러모으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이종언 감독의 '생일'도 세월호 유가족 이야기를 다뤄 극장을 찾은 120만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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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매니지먼트 숲 제공]




오는 10월 말에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한다. 2016년 조남주 작가가 발간한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으로,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친정엄마, 언니 등으로 빙의된 증상을 보이는 평범한 30대 여성 김지영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정유미가 주인공 김지영 역을 맡았고, 공유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빙의한 아내를 보며 그 삶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남편 정대현을 연기했다. 단편 '자유연기'로 2018년 서울국제영화제 아시아 단편 경쟁 부문 작품상을 받는 등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인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장 관계자는 "여성 감독 작품은 여성 캐릭터 심리적 묘사가 사실적이고 탁월하다는 평을 많이 받는다"면서 "다양한 시각을 지닌 우수한 작품이 극장에 내걸림으로써 관객들에게 작품 선택의 폭을 넓히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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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영화사 제공] photo@yna.co.kr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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