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 마스터즈수영대회 참가 프랑스 선수들 찾아와 헌화
위안부 아픔 동감한 일본인들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기념 행사에 양심 있는 일본인들이 찾아와 시민들과 함께 아픔을 공감하고 잔혹했던 역사를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14일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이용섭 광주시장 등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1991년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리는 정부 기념일이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인으로 구성된 '한국에서 배우는 역사기행단' 12명이 함께 했다.
이들을 대표해 나온 일본 오카 마사하루 기념 평화자료관 구니다케 마사오 이사는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우리들은 여러분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마사오씨는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같은 경험으로 고통을 받고 있던 세계의 여성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것을 보여주고 위로가 되고 있다"며 "당신들의 메시지를 행동으로 기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사오씨를 비롯한 12명의 일본인은 평화 소녀의 상 앞에서 헌화한 뒤 고개를 숙였다.
세계 마스터즈수영대회 경영 부분에 참가한 프랑스 국적의 수영동호회원 2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평화의 소녀상에 헌화하는 프랑스 수영 동호회원들 |
이들은 수영장과 숙소를 오가다 우연히 이날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원봉사자와 함께 행사장을 찾아왔다.
이들은 하얀 국화꽃으로 헌화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이들 외에도 광주 소재 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학생 대표 발언자로 나온 광주여고 2학년 정세은 양은 "일본은 남아있는 피해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만 기다리면서 시간을 끌고 있지만, 그것은 오산"이라며 "설령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신다고 해도 우리는 할머니들의 아픔을 가슴속에 세기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기념사를 통해 "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피해를 증언한 이후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전쟁 폭력과 여성 인권에 관한 중대한 국제 이슈로 부각됐다"며 "하지만 당사자인 일본은 반성과 사과는커녕 적반하장 식 경제보복으로 또다시 우리를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거운 침묵을 깬 할머니들의 용기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의향의 도시 광주가 일본의 진실한 사죄를 받아내고 과거사를 청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평화의 소녀상과 나란히 선 소녀들 |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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