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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한국 왕이 준 선물' '불상에서 나온 수정 구슬'…프랑스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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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종(추정)이 프랑스의 사디 카르노 대통령(재임 1887~1894년)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반화.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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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왕(roi de coree)이 사디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프랑스 파리의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이 소장한 한국컬렉션 중에는 ‘한국의 왕이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사디 카르노(1837~1894)에게 선물했다’는 유물이 있다. 이것은 너비 24㎝, 폭 16㎝의 타원형 수반(水盤·물을 담아 꽃을 꽂거나 괴석 따위를 넣어 두는 그릇)이다. 수반에는 금가루로 뒤덮인 고목이 꽂혔고, 뻗어 나간 가지에는 얇은 나무판을 오려 초록빛으로 물들인 잎들이 달렸다. 고목 주위에는 옥을 깎아 만든 난초와 교질(미립자가 기체 또는 액체 중에 응집하거나 분산된 상태)로 만든 꽃이 보인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컬렉션 중 하나인 이 분재장식품은 1887~1894년 프랑스 대통령으로 재직한 사디 카르노의 아들이 1954년 기증했다. 이 장식품은 국내에서는 실물이 남아있지 않다. 사디 대통령에게 선물했다는 한국의 임금은 고종(재위 1863~1907년)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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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목조여래좌상. 국외소재문화재단 조사단이 불상의 머리 안에 직물로 짠 수정염주를 확인했다.|국립기메동양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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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소재문화재단은 “6월24일∼7월19일 기메박물관과 체르누스키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의 실태를 조사하다가 이 반화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재단 조사팀이 처음 찾아낸 유물은 또 있다. 15세기 조선시대 불상인 목조여래좌상 머리 복장물에서 나온 직물로 짠 수정 염주이다. 조사팀이 국립기메동양박물관 특별전 ‘부처-성인전’(6월19일~11월4일)에 출품된 15세기 조선시대 불상(‘목조여래좌상’)을 조사하다가 확인한 것이다. 차미애 국외소재문화재단 조사활용1팀장이 밝힌 확인 순간은 생생하다.

“특별전 도록의 불상 CT촬영사진을 보다가 수정염주 존재를 확인하고 박물관측이 ‘조사 한번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박물관 휴일에 우리 조사팀이 불상 머리 부분을 조사하던 중 또르르 수정 한 점이 굴러 떨어졌습니다.”

이 불상은 프랑스 탐험가 샤를 바라(1842∼1893)가 1888년 조선 방문시 수집한 것이며, 기메박물관 초기 소장품 중 대표작이다. 이번에 찾아낸 수정 염주는 10여점에 이르고 실을 꿰는 구멍이 있으며, 호박색을 띠고 있다. 재단은 이 염주의 정밀조사를 거쳐 학계 발표 및 보존·복원 필요성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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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누스키박물관이 소장중인 ‘지대4년명동종’. 체르누스키 박물관이 소장한 명문 동종 3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종이다.|체르노스키 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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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또 도자·금속 공예품부터 고암 이응노 작품 등 한국 근현대 미술품 200여점을 보유한 체르누스키 박물관 소장품도 이번에 조사했다. 체르누스키 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1311년(충선왕 3년) 제작된 ‘지대4년명동종(至大四年銘銅鐘)’이다. 재단은 1946년 프랑스에서 열린 한국 미술전시와 1971년 이응노와 제자들이 기획한 전시의 자료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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