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복절 메시지 …文앞서 이슈 선점
계파색 옅은 비서실장·대변인 인선
지지율 반등 노린 행보..장외집회도 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광복절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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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겨레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치 행보가 빨라졌다. 황 대표가 14일 비서실장과 당 대변인 인사를 단행하고 광복절 기념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자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 개인 지지도와 당 지지율이 모두 하락세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황 대표는 담화를 통해 정부의 경제·안보 정책을 비판하며 국정 운영 기조를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모든 권력을 움켜쥐고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삼권 분립을 흔들고 시장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제라도 이 정권이 잘못을 바로잡고 정책 대전환에 나선다면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 메시지에 △일본과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북한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 △한미동맹을 복원할 방안 세 가지를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 대표가 광복절 전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대통령이 광복절 당일인 15일 경축사를 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문 대통령보다 앞서 메시지를 내고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담화에서는 한국당의 5대 실천 목표로 △잘사는 나라 △모두가 행복한 나라 △미래를 준비하는 나라 △ 화합과 통합의 나라 △한반도 평화의 새 시대를 제시해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비서실장과 당 대변인 인사를 냈다. 대표 비서실장에 재선 김도읍 의원을, 수석대변인에 재선 김명연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거친 민경욱 대변인은 김성원 의원으로 교체됐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김명연·김성원 의원을 기용해 친박(친박근혜) 색채가 옅어졌다.
한국당 소속이었던 한 전직 의원은 “새로 선임된 김도읍·김명연·김성원 의원은 비교적 계파색이 없는 분들이다. 반대로 말해 친박과 비박 사이에서 줄을 아주 잘 타는 분들”이라며 “황 대표는 이 인사로 계파 갈등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그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친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지지율 반등을 위해 광폭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국당 지지율과 황교안 대표의 대선주자 선호도는 모두 하락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18%로 황 대표 취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성인 2511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황 대표는 두 달 연속 하락한 19.6%로 선두 자리를 이낙연 국무총리에 빼앗겼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당은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안보정책의 전환을 촉구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가 원외에 있다 보니 자꾸 밖으로 나가려 한다”며 “국회 내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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