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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단독] `10분기만에 흑자` 금호타이어 中사업 재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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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금호타이어(대표 전대진·사진)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브랜드 리빌딩(Brand rebuilding)'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2011년 중국 관영매체의 공격을 신호탄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중국 내 위상을 되찾는다는 목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분기에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해 경영 정상화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4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중국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현지 최대 홍보(PR) 회사인 '블루포커스'와 계약한 뒤 광고·마케팅·미디어 홍보에 이르는 사업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블루포커스와 협업해 지난 6월 중국에서 신제품 '마제스티9 솔루스 TA93·ES33' 설명회를 대대적으로 진행해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중국법인은 이미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해 30개월 연속 적자 수렁에서 탈출했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본부와 국내 본사 실무진, 관련 분야 전문가까지 합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인력만 수백 명으로 알려진 이 TF는 중국 내 영업망 재건과 실적 회복을 겨냥해 △제품·품질 △광고·디자인 △언론 홍보 등 3대 전략 업무를 맡는다. TF는 올 하반기 편성을 마치고 세부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 전략을 토대로 내년부터 최장 5년에 걸쳐 브랜드 리빌딩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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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매출 617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6647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6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흑자 전환은 무려 10분기 만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용 절감 노력에 더해 올 상반기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으로 수출에 유리한 여건을 갖춘 덕분이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1분기 281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래 9분기 연속 적자세가 이어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올해는 영업 흑자 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 실적 회복은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의 핵심 과제다. 금호타이어는 2006~2008년 중국 톈진 등에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단행했지만 타이어 판매가 부진하면서 고스란히 투자 손실의 부메랑을 맞았다. 특히 2011년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에서 톈진 공장이 기준량 이상으로 재활용 고무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 치명타가 됐다. 2017년에는 국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역풍도 맞았다.

중국 투자 손실은 금호타이어의 부도 위기까지 불러왔다. 2017년 금호타이어 부채는 3조원을 넘었고 부채 비율도 350%에 달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청산가치(1조원)가 계속가치(4600억원)보다 높아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결국 당시 대주주였던 산업은행 주도하에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약 6400억원을 유상 증자하면서 밀렸던 설비 투자가 이뤄졌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시장에서 위상을 재건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장기적인 실적 회복을 이룬다는 목표다. 지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법정관리 위기를 거치면서 손실한 전 세계 영업망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2014년 51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했던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4100만본 수준으로 하락해 넥센타이어(연 4000만본)와 격차가 크게 줄며 국내 타이어 업계 2위 자리까지 위태로워졌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들어 저가 판매 대신 정가제 판매와 재고 줄이기 등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부채비율도 지난해 3월 354.87%에서 올해 3월 205.12%로 하락하며 '빚 줄이기' 작업도 순조롭다. 조만간 경영 정상화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금호타이어는 내수 교체용 타이어 시장 1위를 지키며 실적 회복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내수 교체용 타이어 652만본을 판매하며 국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전체 판매량 중 40.6%를 차지해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는 세단용 타이어 제품인 '마제스티9 솔루스 TA91'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용 타이어 '크루젠 HP71' 등을 앞세워 국내외에서 실적 향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크루젠 HP71은 고급형 SUV 타이어로 올 들어 6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고 금호타이어 측은 전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마제스티9 솔루스 TA91도 기존 제품 대비 승차감과 정숙성을 강화시켜 국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향후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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