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곽영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벌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보라 감독, 배우 박지후, 김새벽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
[OSEN=김보라 기자] 해외 영화제에서 잇따른 수상으로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높인 영화 ‘벌새’는 90년대를 살아간 어느 중학생 소녀의 성장기이자,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담은 일기 같은 영화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벌새’의 언론배급시사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한강로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달 29일 개봉을 앞둔 영화 ‘벌새’(감독 김보라, 제공 콘텐츠판다, 배급 엣나인필름콘텐츠판다, 제작 에피파니&매스 오너먼트)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박지후 분)가 한문 선생님 영지(김새벽 분)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개봉에 앞서 이날 언론 및 평단에 선공개한 것인데 이 자리에는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보라 감독과 주연배우 박지후, 김새벽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한 성수대교 붕괴는 실제로 지난 1994년 10월 21일 한강에 위치한 성수대교의 상부가 무너져내려 발생한 참사이다. 이 사고로 17명이 다쳤고 32명이 사망해 49명의 사상자를 냈다.
김 감독은 이 시대, 이 사건을 영화의 배경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영화에 나오는데 1988년에 서울올림픽이 끝나고 우리가 서구사회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과 욕망 같은 게 있었던 거 같다. 거대한 시대의 공기 속에서 대교가 무너졌고 그 다리의 물리적 붕괴가 현재의 시대적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OSEN=곽영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벌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박지후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
그러나 영화의 제목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벌새’다. 이에 김보라 감독은 “벌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라고 한다. 1초에 날갯짓을 평균 80번 한다고 하는데, 동물 사전을 보니 벌새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과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 들어 있었다”라며 “주인공 은희가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며,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과 통한다고 생각해서 영화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저희 영화는 1994년을 살았던 14살 여자 아이 은희의 성장기다. 그 아이의 성장과 주변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이야기들, 그 시대의 공기를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이 작품은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및 관객상,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 및 집행위원회 특별상,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네레이션 14+ 대상,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최우수 국제장편영화상최우수 여우주연상촬영상, 제38회 이스탄불국제영화제 국제 경쟁 대상, 제9회 베이징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 제35회 LA 아시안 퍼시픽 영화제 국제 경쟁 심사위원 대상, 제17회 키프로스 영화제 경쟁 심사위원 대상, 제48회 우크라이나 키예프 몰로디스트 영화제 국제 경쟁 작품상, FIPRESCI 심사위원상 등 25관왕을 수상하며 2019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김보라 감독은 ‘25관왕’ 수상에 대해 “상을 받게 돼 감사했다. 얼떨떨하지만 불안하기도 했다”며 “좋은 게 올 때 왠지 나쁜 일도 함께 생길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을 느끼지 않나. 상이라는 건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상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많은 상을 받을수록 큰 의미를 두지 말자고 다짐했다. 너무 기뻤는데 제가 이 영화를 통해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돼 너무 행복했다”는 소감을 내놓았다.
김보라 감독은 “제가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녔는데, 당시엔 시나리오의 형태가 아니라 단순히 상처, 트라우마, 상처가 돼 잊을 수 없었던 말에서 구상을 시작했다. 2013년이 돼서야 시나리오의 형태로 탄생했다”며 “시나리오로 탄생하는 과정에서 1994년 벌어졌던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담았다. 우리가 어떤 것을 간과하고 어떻게,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는 과정을 은희라는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구체적인 서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전 세계)사람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담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어느 나라를 가든 마치 저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환대를 해주셔서 감사했다”는 소감을 내놓았다.
[OSEN=곽영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벌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김새벽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
‘벌새’의 주인공 은희는 중학교 1학년 14세 소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이 아이는 사랑, 배신, 갈등, 이별, 질투 등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17세 배우 박지후가 오디션을 통해 은희 역할에 캐스팅됐는데, 영화를 보면 실제로 어딘가 살있을 법한 캐릭터 연기를 보여줬다.
신예 박지후는 “오디션 전에 시나리오를 몇 번이고 읽어 봤다. 시나리오를 통해 은희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는데, 실제 오디션에서는 대본 리딩도 했지만 감독님과 사적인 얘기를 하면서 은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합격한 과정을 전했다.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서 ‘벌새’는 대상을 받았고 박시후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박지후는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나는 일이다. 제가 이런 상을 받았고 좋은 현장에 있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며 “앞으로 더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OSEN=곽영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벌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박지후, 김새벽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
극중 은희는 한문선생님 영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인간적으로 한 단계 성숙한다. 영지 역을 맡은 배우 김새벽 역시 불완전한 인간의 내면과 아픔을 연기로 표현해 공감도를 높였다.
김새벽은 “영지 선생님은 사람과 사랑에 대해 서툴고 상처도 있지만 연결해보려는 마음을 놓치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은희를 대할 때는 소녀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대하려고 했다. 감독님도 같은 마음이었다”며 “한문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한자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도 한자를 잘 쓰고 싶었다. 그래서 직접 작은 칠판을 사서 혼자 연습하기도 했다”고 캐릭터를 해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의 어릴 적 기억이 담겨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잘하고 싶었다. 저 역시 영지 캐릭터에 마음이 갔다”며 “영지가 좌절을 맛보고 실망하지만 믿음에 대한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인물로 생각했다. 나이가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한 인간을 존중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러닝타임 138분. 이달 29일 개봉./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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