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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벌새' 김보라 감독 "원래 3시간 30분짜리 영화…수차례 투자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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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SBS funE | 김지혜 기자] 영화 '벌새'를 연출한 김보라 감독이 영화를 완성하기까지의 지난한 여정에 대해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벌새'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보라 감독은 "원래 영화는 세 시간 반이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정신 차려라', '이 예산 안에서 절대 찍을 수 없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잘랐다. 시나리오도 길었고, 회차도 많고, 시대극이라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 현대극으로 바꾸고, 인물도 줄이라는 충고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

김보라 감독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김 감독은 "이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영화적 우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걸 놓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벌새'를 6년 넘게 준비했다. 그렇게 긴 시간 할 수 있었던 건 사랑이었다. 이 시나리오를 정말 사랑했다. 완벽한 시나리오라고는 할 순 없지만 이 영화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확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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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떤 사람들은 제가 이 영화에 30대를 다 바쳤다고 하던데 맞다.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숱한 거절도 당했다. 투자사에 거절당하고 울면서 집에 돌아가기도 했고, 제작 지원에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 어려움이 겹쳐도 영화를 하려고 마음먹었던 건 이 시나리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이 우주가 누구에게 가 닿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라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품.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관객상과 넷팩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달성한 수작이다.

김보라 감독은 2011년 단편 영화 '리코더 시험'으로 주목받았으며, '벌새'를 통해 그 스포트라이트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벌새'는 8월 29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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