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하늬바다 물범 인공쉼터에서 쉬고 있는 점박이물범의 모습 /사진제공=박정운 인천녹색연합 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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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백령도의 점박이물범 인공쉼터에 '주인'이 찾아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점박이물범의 휴식을 위해 인공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점박이물범이 인공쉼터에서 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백령도의 인공쉼터에서 점박이물범 27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의 한국 내 최대 서식지다.
해수부 등 관계기관은 인공쉼터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활동을 한 후 3월부터 11월까지 백령도 해역에만 약 300마리가 찾아 온다.
특히 먹이활동을 하거나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 체온 조절, 호흡, 체력 회복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바위 등에서 휴식을 취한다. 백령도 인근 해역에는 '물범바위'라고 하는 자연쉼터가 있었다.
하지만 물범바위의 공간이 협소해 자리다툼이 심했다. 정부가 인천시, 시민단체 등과 함께 인공쉼터 조성에 나선 이유다. 인공쉼터는 자연석을 쌓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지역 어업인과의 공생 관계도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봄 백령도를 찾은 점박이물범이 인공쉼터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민하고 신중한 성향을 가진 점박이물범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점박이물범이 인공쉼터를 이용하는 게 확인된 건 처음이다.
명노헌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인공쉼터가 점박이물범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한 것은 그동안 정부와 지역주민 등이 한 뜻으로 협력해 이뤄낸 성과"라며 "인간과의 상생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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