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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美하원 외교위원장, 외국 정부들에 '트럼프 호텔 이용말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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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가 방 빌려주고 돈받는다 하지만 민주당 소송으로 수조원 잃어"

연합뉴스

2019년 3월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북쪽 입구가 열려 있다. [AP=연합뉴스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민주당 소속인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이 보좌진을 통해 외국 정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텔을 이용하지 말라는 경고를 전달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엥겔 위원장은 이날 보좌관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외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외국 정부 당국자를 만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부동산에 어떤 형태로든 돈을 지불하거나 혜택을 줄 경우 대통령의 '보수 조항'(Emoluments Clause) 위반을 돕게 된다는 점을 부디 알려달라"고 적었다.

또 "헌법에 따라 의회의 승인이 있을 때까지 트럼프 그룹에 대한 금전 지급을 멈춰 달라는 하원 외교위의 요청을 본국 정부에 전달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헌법의 반부패 조항인 보수 조항은 선출직 공직자가 의회 승인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이득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이라크,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슬로바키아, 태국, 유럽연합(EU) 등 최소 7개국이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월드타워 내 고급 아파트 등을 임대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과 알제리도 미 국무부에 트럼프월드타워의 임차 허가를 요청했으나 승인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민주당은 백악관 인근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 각국 정상을 비롯한 외국 정부 관계자가 투숙하거나 트럼프 타워 등에서 행사를 하는 것도 보수 조항을 어긴 것이라면서 각종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컬럼비아특별구(워싱턴DC)와 메릴랜드주 법무장관이 낸 소송은 지난달 연방고등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의원들이 낸 별도의 소송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보수 조항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선물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면서, 서비스 제공의 대가는 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서 한 연설에서 민주당의 소송은 "대통령 괴롭히기"라고 직접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사람에게 방을 빌려주고 500달러를 받았을지 모른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내가 잃어버린 50억 달러는 어떤가"라며 민주당의 줄소송 탓에 변호사 수임료 등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민주당)은 매일 뭔가로 나를 고소한다"며 이로 인한 소송 비용이 "아마 30억∼50억 달러(약 3조6천억∼6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처럼 많은 돈을 지출했는지는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등의 요구에도 수년째 납세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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