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림일 맞물린 수요시위
세계 11개국 24개 도시 ‘연대 집회’
2만명 시민들 “일본 사죄” 요구
문 대통령 “피해자 존엄 회복 최선”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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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김경애 할머니가 14일 서울 종로 옛일본대사관을 찾았다. 이날 낮 12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수요시위 및 제7차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가 열렸다. 연대의 현장에서 두 할머니는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와 회원, 학생들이 이 공간에 모여 전시성폭력 피해와 강제징용 피해 문제를 두고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세계 여러 나라 시민들이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날수요시위와 위안부 기림일이 두번째로 겹쳤다. 기림일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1991년 8월14일을 기념해 제정했다. 수요시위는 이듬해인 1992년 1월8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열렸다. 수요시위는 이날 27년 7개월째 접어들었다. 그 사이 많은 위안부 피해자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기록한 이날 집회·시위엔 시민 2만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했다. 이들은 ‘일본은 사죄하라 역사는 기억한다’, ‘8·14기림일 정신 따라 평화통일 앞당기자’ 등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나섰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윤경희씨는 단상에 올라 “할머니들이 평생의 한을 풀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이 오욕의 역사 속에 살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세계 11개국 24개 도시에서 연대의 뜻을 밝혀왔다. 필리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페렌시아 할머니는 영상 편지에서 “살아 있는 피해자들이라도 정의가 실현되는 걸 보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도 연대성명을 보내 “일본은 패망 74년이 되는 오늘까지도 천인공노할 성노예범죄에 대해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범죄에 대한 대가를 천백배로 받아내기 위한 투쟁에 온 겨레가 힘차게 떨쳐나서야 한다”고 했다.
집회·시위 현장을 찾은 김태린양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를 배웠다”며 “그분들이 만들어낸 역사는 우리 인생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진영양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두면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 저지른 잘못도 알게 됐다”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힘쓰면 베트남전쟁 때 우리가 저지른 잘못도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평화와 여성인권에 대한 메시지로서 국제 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집회·시위 주최자인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남산 도서관 옆 조선신궁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오전 11시에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14일 정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수요시위 및 제7차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옛 일본대사관 앞 시위현장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조문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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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경애 할머니가 14일 정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수요시위 및 제7차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조문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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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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