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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속초 아파트 공사장서 외벽 승강기 추락…탑승자 3명 전원 사망(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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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구조물 파편에 지상 작업 근로자 3명 다쳐…"형제 사상자 안타까워"

"해체 구조물 하중 견디지 못해 추락"…불법체류자 추정 외국인 2명 종적 감춰

연합뉴스

속초 아파트 공사 중 엘리베이터 추락…6명 사상
(속초=연합뉴스) 14일 오전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이재현 박영서 기자 = 강원 속초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공사용 승강기(호이스트)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해 탑승자 3명 전원이 사망하고 지상에서 작업 중인 외국인 근로자 등 3명이 해체 구조물 파편에 다쳤다.

경찰은 승강기 해체 과정에서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안전 부주의나 부실시공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사상자 중에는 30대 형제가 포함돼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외국인 근로자 2명도 다쳤으나 불법 체류자 신분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해 종적을 감췄다.



◇ 갑자기 '악' 하더니 몇 초 만에 '쿵'

6명의 사상자가 난 공사 현장 승강기 추락 사고는 14일 오전 8시 28분께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지상 31층짜리 아파트의 15층 높이에서 공사용 승강기 해체 작업을 하던 변모(38)씨 등 20∼30대 근로자 3명이 탄 승강기가 갑자기 추락했다.

이 사고로 변씨와 함모(35)씨, 원모(23)씨 등 탑승자 3명이 전원 사망했다.

또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변씨의 동생(35)은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었고, 중앙아시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2명도 다쳤다.

사고 현장 근로자는 "갑자기 위에서 '악' 하는 소리가 들려서 쳐다보니 승강기가 추락하는 게 보였고, 몇 초 지나지 않아 '쿵' 하고 떨어졌다"며 "엉겁결에 옆으로 뛰어 간발의 차이로 피해는 모면했다"고 긴박했던 사고 순간을 전했다.

이어 "승강기는 다 찌그러져서 박살이 나 있고, 일부 탑승자는 바깥에 튀어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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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파트 공사용 승강기 추락…부상자 이송
(속초=연합뉴스) 14일 오전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공사용 승강기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9.8.14 [속초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nanys@yna.co.kr



◇ 처참한 사고 현장…"승강기 박살 나고 해체 구조물 '와르르'"

사고가 난 공사용 승강기는 31층 규모의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에 설치된 2기 중 하나로, 15층 높이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사고 현장은 공사용 승강기를 지탱하기 위해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레일 형태의 마스트와 근로자들이 탄 승강기가 함께 바닥으로 와르르 추락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30여 명의 소방대원 등을 투입, 40여분 만에 호이스트 탑승자와 지상 근로자 등 사상자에 대한 인명 구조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사상자들이 바닥으로 추락한 승강기와 해체된 구조물 잔해 속에 뒤엉켜 구조에 애를 먹기도 했다.

공사 현장에는 총 4기의 공사용 승강기가 아파트 외벽에 설치돼 있었다. 최근 내부의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면서 외벽 승강기는 해체 작업을 시작해 2기는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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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파트 공사용 엘리베이터 추락, 6명 사상
(속초=연합뉴스) 14일 오전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9.8.14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omo@yna.co.kr



◇ 묵묵히 일하던 30대 형제 '참변'…다친 외국인 근로자 종적 감춰

공사용 승강기 추락으로 6명의 사상자가 난 사고 현장에서는 묵묵히 일하던 30대 형제가 참변을 당한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사고로 숨진 형 변씨는 공사용 승강기에 탑승해 외벽 구조물 해체 작업 중이었다.

동생 변씨는 해체한 구조물을 지상에서 옮기는 작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변씨 형제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지상 작업 중이던 동생 변씨는 부상자로 정정했다.

목뼈 골절 등 다발성 골절의 중상을 입은 동생 변씨는 속초의료원에서 원주기독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공사 현장 근로자들은 "변씨 형제가 공자 현장에서 묵묵히 일만하는 과묵한 근로자들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사고로 다친 중앙아시아 국적의 40대 외국인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종적을 감춰 경찰이 수소문 중이다.

경찰은 불법체류자 신분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해 사라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출입국관리소와 함께 행방을 찾고 있다.

이들은 사고 당시 지상에서 작업 중 승강기가 추락하면서 발생한 파편 등에 찰과상을 입었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고, 스스로 걸을 수 있어 '경상'으로 분류된 두 사람은 구급차를 타고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병원 도착 직후 의료진으로부터 치료 안내를 받은 뒤 사라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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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파트 공사용 승강기 추락 현장 구조작업
(속초=연합뉴스) 14일 오전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9.8.14 [속초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nanys@yna.co.kr



◇ 경찰 "해체 구조물 하중 견디지 못해 추락한 듯"

승강기 안에 타고 있던 근로자 3명은 공사용 승강기 구조물을 철거하던 중 변을 당했다.

사상자들은 승강기를 타고 한 층씩 차례로 내려오며 승강기를 지탱하는 구조물을 해체하다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 주민은 "31층 높이의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에 설치된 공사용 승강기 2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봤는데, 사고 직후 살펴보니 이 중 1기가 중간쯤에서 절단된 것처럼 외벽에서 뜯겨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승강기는 일반적인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공사용 호이스트로, 아파트 시공사의 하도급 업체가 설치·해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승강기를 지탱하는 외벽 구조물을 차례차례 해체해 승강기에 싣고 내려오는 작업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승강기가 해체한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현장 감식을 거친 뒤 공사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부실시공이나 안전 의무 소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사고가 난 아파트는 지하 5층 지상 31층 규모의 아파트 1개 동(232세대)과 오피스텔, 상가 등으로 올해 12월 준공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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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파트 공사용 승강기 사고 흔적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14일 오전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른쪽의 정상 설치된 승강기와 비교해 왼쪽은 승강기 구조물을 지지하는 장비가 뜯겨나간 흔적이 보인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9.8.14 momo@yna.co.kr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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