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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의 공식화는 이제 첫걸음을 뗐다. 직장 내에서 상사도, 부하 직원도, 사용자나 근로자 역시 그 범위에 대한 명쾌한 확신은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직무와 관련된 관계에서 빚어진 모든 일들이 여기에 해당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가 정당한 직무의 범주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그 선이 명확해질 것이다. 여기서 한번 짚어 볼 것은 근로 기준법에서 정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다. 근로 기준법 제76조의2,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를 보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물론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관련 법 조항과 규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근로 기준법에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폭행하는 것, 정당한 이유 없는 징계, 전보 등의 인사 조치, 임신 중이거나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여성에 대한 괴롭힘, 임금과 근로 시간과 관련한 괴롭힘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시 처벌한다는 관련 규정이 엄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하지 말라’는 예방적 차원의 계도보다는 ‘행위 뒤’ 처벌 조항으로 그 의미가 있었고, 상명하복의 명령 체계와 직급에 의한 권한의 크기와 행사 폭이 매우 큰 한국의 직장 문화에서는 유명무실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 한국의 직장 문화가 달라지고 진화해야 함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직장 상사가 마치 절대 권력자처럼 군림하면서 공사 구분 없이 부하 직원을 ‘수족처럼’ 부리는 문화, 또한 이를 당연시하는 기업 문화 역시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자 또 하나의 적폐다. 물론 사회 통념상 타당한 수준에서 성과를 낼 목적의 업무 지시나 지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지 않는다. 즉 직장 내 괴롭힘은 상황, 행위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고려될 것은 사용자와 근로자 간 즉 당사자의 관계, 괴롭힘이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가 일회성인가 혹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가, 내용과 정도가 업무 성과 제고를 위한 것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라는 뜻이다. 인간은 어떤 상황과 처지에서도 평등하고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굳이 ‘천부인권론’을 거론치 않아도 누군가 어떤 이유로 무시하고 조롱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지배하는 것은 인간 사회의 그 어떤 관계에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시행으로 하루아침에 제도가 개선되고 성숙한 문화가 정착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직장인들은 이른바 ‘내부 고발자’라는 딱지를 붙여 저질러지는 ‘2차 괴롭힘’을 더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법이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려면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용자, 상급자 그리고 근로자 스스로는 물론이고 언론과 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 법을 단순히 직장이라는 한정된 장소로 국한 시키는 것도 1차적인 시각이다. 괴롭힘은 단순히 직장에서만 벌어지는 행위가 아니다. 학교, 가정, 군대, 모임 등 수많은 커뮤니티와 시민 사회에서도 ‘괴롭힘 금지’는 필요하고, 정착되어야 할 문화다. 여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있다. 이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의 범위와 그 피해 정도를 알아보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 권한과 지급을 앞세워 명령, 지시, 협조의 이름으로 행해진 ‘괴롭힘의 실체’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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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사례, 다시는 하지 마세요!
재계약 결정권을 가진 지역 본부 매니저가 “능력이 안 되면 몸빵이라도 해야지”, “씨X, 대가리 안 쓰냐? 내가 입에 걸레를 물어야 돌아가냐?”, “미친X, 너희들 어차피 갈 데 없잖아” 등 잦은 폭언과 협박
을 함.
대표가 다른 직원들에게 쪽지를 나눠 주며 5명의 직원을 권고사직, 생산직 발령 및 급여 강등, 6개월 감봉 중 어떤 처분이 적절한지 적어 내라고 함. 그 결과를 직원들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올려 공유하도록 지시하는 등 해당 직원들을 모욕하고 “내가 죽게 되면 너희를 먼저 죽이고 죽겠다”는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욕설을 함. 이는 폭행, 협박, 폭언, 욕설, 험담에 해당.
사원이 감기에 걸려 겉옷을 입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상사가 지속적으로 비난함. “패딩은 세탁해서 입고 다니냐”, “옷에서 냄새 난다”, “3000원 주고 산 거냐, 시장에서 산 물건만 쓴다” 등 직원들 앞에서 모욕감을 줌.
차장이 사적인 일로 기분 나쁘면 아무나 트집 잡아 서류를 던지는 등 사적인 분노를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푸는 것. “주둥이가 그게 뭐냐, 쥐 잡아 먹었냐”,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나”, “오빠 같아 그러는데 남친 만나면 꼭 콘돔 써라” 등 상식에서 벗어난 언행을 반복하고, 상부에 괴롭힘 사실을 보고해도 다시 보복성 공격을 하거나 괴롭힘.
신입 간호사에게 입사 3일째부터 업무를 가르쳐 주는 프리셉터(일종의 멘토)의 태움이 시작됨. “그만둘 거면 빨리 그만둬라”, “이게 눈에 안 보이냐”, “눈깔을 빼서 씻어 줄까?” 등 폭언을 하고 과중한 업무를 부여한 후 못할 경우 욕을 하고 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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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행사 때마다 직원들에게 장기 자랑 준비를 강요하며 점심시간 등 휴식 시간까지 연습을 지시함. 예능 프로그램 모습 같은 장기 자랑을 요구하면서 가면이나 복장은 사비로 마련하게 하고 이사장, 회장, 사장, 임원은 물론 직원들 앞에서 장기 자랑을 하도록 강요함.
회사 뒤풀이 술자리에서 상사가 직원들에게 술을 입에서 입으로 넘겨 전달해 마시게 하는 행위를 강요하고, 한 남자 직원이 너무 역겨워 입으로 넘겨 받은 술을 몰래 뱉자 상사가 “왜 뱉냐?”며 똑같은 행위를 다시 시켜 결국 마시게 함.
기업 차원에서 ‘복직자 관리 방안’을 만들어 부당 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직원에게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함. 다른 근로자들보다 집중적으로 근태를 관리하고 고강도 업무 지시를 계획해 실제로 해당 방안과 유사하게 복직 직원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킴.
근로 조건을 하향 조정해 근로 계약을 강요하고 이를 거절하자 사무실 비밀번호와 해당 직원의 개인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일방적으로 바꿔 접근 및 사용을 못하게 함. 업무용 메신저에서 해당 직원을 강제 퇴장 시키는 등 노골적으로 집단 따돌림.
거래처 사장에게 소개팅을 받았다는 이유로 상사가 “거래처 사장과 놀아난 여직원”이라고 말함. “거래처에 기밀 노출 위험이 있다.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 널 데리고 있을 수 없다”며 남자 친구와 헤어지라고 요구하고, 없는 얘기를 퍼뜨려 따돌림 당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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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총무, 구매 등의 업무를 수행하던 직원이 업무상 실수로 상사와의 관계가 악화됨. 이를 상사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욕하고 의도적으로 업무에서 배제시켰으며 노조로부터 해고 협박을 받기도 함.
특정 사원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면전에서 비웃음, 비난, 욕설 등 수시로 언어 폭력을 행사함. 겨울에는 히터를, 여름에는 에어컨 등을 제공하지 않고 일부 직원들끼리만 사용해 근무를 할 수 없는 환경을 일부러 조성함.
상사가 퇴근 이후, 주말, 저녁 시간에 술에 취해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개인적인 하소연하는 글을 올리고 답을 요구하며 팀원들을 괴롭힘. 상사 본인 의지대로 안 되면 소리를 지르고 윽박지르는 등의 행위를 해 정신적인 고통을 유발함.
상사가 아침 일찍 갑자기 메신저 단체 채팅으로 아무런 설명 없이 조기 출근하라고 지시. 직원들이 급하게 출근하고 있었으나 회사 도착 직전에 단체 채팅으로 “그냥 다음에 얘기하자”며 다시 정시 출근하라고 함. 이와 같이 아침, 점심, 퇴근 후, 밤 12시 등 밤낮없이 단체 채팅을 하는데 급한 전달 상황도 아니고 업무와 무관한 본인의 감정 상한 일을 따지는 말이 대부분, 응답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단체 채팅 등을 통해 화풀이함.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영어를 가르쳐 줄 것을 지시함. 또 이 같은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말 것을 지시. 영어 교육은 업무 분담에도 없으며 임원 및 다른 인사 부서의 협의도 없이 상사의 지시만으로 업무 시간에 회의실에서 몰래 영어 교육을 진행. 그 과정에서 400페이지가 넘는 영어 교재를 스캔하도록 지시하는 등 영어 교육을 위한 준비 때문에 다른 직원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할 수밖에 없었음.
회사에서 마라톤을 사실상 강제로 실시함. 일주일에 2회 참여해야 하며 지각, 결석 시 벌금을 부과함. 훈련 일지 작성 및 참여 인원 수 파악을 위한 인증 사진을 제출해야 함. 마라톤 대회에는 개인 비용으로 출전하고 1년에 두 차례씩 동계-춘계 훈련 이름으로 1박2일 훈련을 강행함.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있는 직원에게 부장은 수시로 “재계약을 해 줄까 말까”, “티오를 한 명 줄여야 하는데 ◯◯씨 자를까, 아니면 ◯◯씨를 자를까?”라고 비인격적인 발언을 함. 비참한 생각이 들어 시정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지만 부장은 다른 직원들에게 해당 직원의 험담을 계속하고 결국 유일하게 재계약에서 탈락함.
선배가 후배 직원에게 술자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함. “술자리를 만들어라”, “아직도 날짜를 못 잡았냐”, “네가 받은 성과급의 30%는 선배를 접대하는 것이다”는 발언을 하는 등 반복해서 술자리를 요청하고 이를 하지 않으면 시말서와 사유서를 쓰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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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대상에서 누락되어 반발한 직원이 명예퇴직 권고 대상자로 선정된 후 이에 항변하는 과정에서 괴롭힘을 당함. 업무 변경과 관련한 문제를 따지는 과정에서 폭행, 업무용 물품 및 ID를 회수, 자리를 회의용 탁자로 이동시키고 이후 회의용 탁자와 의자를 회수, 해당 직원이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하고, 전자 우편 동시 발송 시 해당 직원을 제외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장 내에서 따돌림과 차별 대우를 함.
상사가 회식 자리에서 부하 직원에게 소주병을 거꾸로 쥐고 가격할 것처럼 위협함. 고객들 앞에서 목을 짓누르는 신체적 폭격을 가하고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서류를 던지며 모욕을 줌. 또 차려 열중쉬어 자세를 반복적으로 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힘.
회사 대표가 원래 업무에 사적인 일까지 더해 운전 기사나 수행 비서 역할을 시킴. 눈이 많이 오는 날 대표의 부인 자동차에 있던 눈을 맨손으로 치우라고 함. 대표 개인 소유 밭의 옥수수 수확과 판매까지 지시함.
▶#‘괴롭힘 신고’에 대한 2차 피해 발생?!
직장 내 괴롭힘은 크게 6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지위와 권한을 이용한 폭행, 협박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폭언 등을 일삼는 경우다. 둘째,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사적인 일이나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아예 일을 주지 않는 것도 해당된다. 셋째,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음주, 흡연, 회식 참여를 강요하고 그 자리에서 술을 강제로 권한다. 넷째, 개인적인 관계가 아닌 한 부서나 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괴롭힘도 그 범주에 속한다. 다섯째, 집단 따돌림, 왕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도 역시 괴롭힘이다. 여섯째, 신체적인 위협이나 폭력을 가하거나 욕설을 하는 것도 당연히 직장 내 괴롭힘이며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 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롱하는 것도 해당된다.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판단되면 피해자는 이에 대해 직장 내 절차에 따라 신고를 할 수 있다. 괴롭힘 발생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하고 사용자는 지체 없이 조사할 의무가 있다. 사용자는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 근무 장소 변경, 유급 휴가 명령 등의 적절한 조치와 함께 괴롭힘이 확인될 경우 ‘괴롭힘을 행한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의 적절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또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는 괴롭힘을 당했다는 신고나 피해 주장을 이유로 피해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 불이익이 되는 처우를 금지하며 사용자는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하여 취업 규칙에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실제로 발생한 케이스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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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회사가 명예퇴직 대상자로 통보한 20명 중 한 명. 해당 직원이 명예퇴직을 거부하자 사물함만 바라보는 면벽 근무를 지시하고 10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상급자에게 보고, 쉬는 시간 이외에 흡연, 개인 전화 등을 금지시킴. 개인 노트북 사용을 이유로 보안 규정 위반으로 감봉 징계를 하기도 하고, 사무 업무와 아무런 관련 없는 자재 관리로 배치 전환하기도 함.
창사 이래 60여 년 동안 결혼하는 여성 직원을 예외 없이 퇴사 시키는 관행을 유지. 결혼으로 인한 퇴사를 거부하는 여성 직원에게는 근무 환경을 적대적으로 만들거나 부적절한 인사 조치를 해 퇴사를 강요함.
상사가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예전에 엄청 예쁘고 날씬했는데”, “내가 결혼만 안 했으면 너 어떻게 해 보고 싶었는데”, “연애하자” 등의 발언을 하고, 어린 여직원에게도 성희롱과 추행을 반복적으로 함. 피해자는 회사에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묵살됐고, 본사에 문제를 제기하자 상사는 무고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계속해서 괴롭힘.
상사가 폭언과 욕설로 업무 지시와 잔소리를 하고 직원의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근무할 때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근무하라고 모욕을 줌. 근무 시간에 음주를 하고 들어와 사무실에서 욕설을 하고 피해자에게 “그만두라” 하고 이에 반박하자 사무실 유리 테이블을 박살 내고 모든 근로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뒤 불러서 깨진 유리를 청소시킴.
업무 조정 시 불합리한 점을 제기하자, 부서장이 그간 하지 않았던 전혀 다른 업무를 아무런 협의 없이 부여하고, 이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도 피해자가 수행할 수 없는 본래 업무와 관련 없는 직무를 계속해서 부여하여 피해자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사직함.
주야간 근무를 하다가 상시 주간 업무로 변경되었는데, 이로 인해 다른 동료들의 업무 강도가 강해졌다며 팀장이 왕따시키기 시작함. 이후 일을 시키지 않다가 출근 대기를 3주 지시하고 그 이후에는 아무런 기약도 없이 책상에만 앉아 있게 함. 업무 부여를 요청하였으나 업무에서 배제된 채 청소나 잡일 등만 지시함.
비정규직으로 청소 근무 중에 행정장이라는 상급자가 자신의 집이 이사를 하니 본인 집에 불러 집안 청소를 지시함. 거절하기 어려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음.
직속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곤 했던 직원의 부탁에 대리자로서 내부 고발을 함. 가해자의 성추행 사실을 가해자의 상사에게 얘기했으나, 도리어 내부 고발 사실을 가해자에게 바로 전달. 이후 그 상사는 수시로 피해자를 윽박지르거나 삿대질하고, 회의에서 배제하거나 직원들 앞에서 대놓고 무시하는 발언을 계속함. 팀원들도 피해자를 따돌리는 등 괴롭힘에 동참함.
육아 휴직 후 복직하려 했으나, 사장은 복직시킬 의사가 없다고 하였고 이에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결과 복직하게 됨. 복직 이후 10년간 해 왔던 기존 경리 업무가 아닌 기술 영업부에 속하는 마케팅 업무를 하도록 지시하고 업무용 컴퓨터 등은 한 달 후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지급하지 않음. 9시 이전에 출근해도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점심시간도 12시부터 13시까지로 하되 13시 이전에는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함. 다른 직원들과 사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대화하지 말도록 하며, 모든 대화는 직원을 통해 녹취하겠다고 함.
상사가 냉면 사발에 술을 섞어서 마시게 하는 등 직원에게 성별을 가리지 않고 폭음 강요. 직원들의 개인 사정은 상관없고 무조건 부르면 가야 하고, 거절하면 회사 생활을 힘들게 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지 보복을 하여 어쩔 수 없이 불려 나갈 수밖에 없음. 중국집 회식에서 여직원들에게 짜장면을 먹고 난 그릇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도록 강요함.
새로 부임한 상사는 피해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피해자의 부하 직원들을 포함하여 회사 직원들로 하여금 피해자를 왕따시키도록 하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점심식사도 혼자 함. 사실상 자발적 퇴사를 하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느껴짐.
여기서 첨언할 부분이 있다. 바로 괴롭힘과 성희롱의 구분이다. 직장 내 성희롱은 ‘남녀 고용 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사업주가 성희롱을 했거나 사내 성희롱 사건 미처리 시 과태료를 부과하므로 성적 언동이 문제된 사안이라면 남녀 고용 평등법을 우선 적용한다. 또 하나, 성희롱은 ‘성적인(sexual)’ 의미가 담긴 언동이 수반되어야 하므로 여성 비하, 성 역할 강요 등에 해당하는 ‘젠더(gender)’ 괴롭힘은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에는 해당될 수 있다.
[글 박기종(커리어 코칭 칼럼니스트) 사진 포토파크 인용 및 참조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가이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92호 (19.08.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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