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8월15일은 우리에겐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이지만 일본엔 2차 세계대전 패전일이다. 이날을 '전몰자를 추도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날'로 정한 일본은 각 지역에서 전쟁터에서 사망한 전몰자 추도식이 열린다.
특히 도쿄의 대형 행사장 부도칸(武道館)에서는 전국 전몰자추도식이 열리는데, 여기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사 문제가 한일 무역갈등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맞는 이번 광복절은 양국 갈등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전몰자추도식에서 아베 총리가 전쟁에 대한 반성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12월 두 번째 취임 이후 추도사에서 '가해 책임'을 언급한 적이 없다. 게다가 한일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전쟁 피해국에 대해 반성을 언급할 가능성은 작다.
지난해 전몰자추도식에서도 아베 총리는 "전후 우리나라(일본)는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서의 길을 걸어왔고 세계를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며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하면서 어떤 시대에도 이러한 방침을 일관하겠다"라고 하는 등 줄곧 일본의 가해 책임을 외면해왔다.
한편 지난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처음으로 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한다. 아베 총리와 달리 아키히토 전 일왕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깊은 반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와 아들인 나루히토 일왕의 발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아키히토 전 일왕은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지난해 가을에는 야스쿠니신사가 이례적으로 일왕에 참배를 요구했지만 아키히토 일왕은 바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21일 춘계대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보낸 '마사카키'(제단 양 옆에 세우는 나무의 일종)가 세워져 있다.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기 때문에 매년 일본 정치인들의 참배 논란이 인다. 여당 자민당 중심의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50여명 의원들은 정기적으로 신사 참배를 하는데, 패전일인 이날도 그 중 하나다.
앞서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26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가 한국, 중국, 미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샀으며, 이후에는 공물을 내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해왔다. 아베 총리는 올해 패전일에도 공물료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야스쿠니 신사의) 참배를 보류하고 사비로 자민당 총재 명의의 공물료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종전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성명을 내고 일본 국민들에게 "묵념하며 전몰자들을 추모해달라"고 전하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에 대해서는 "총리가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