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양국 정부·기업 출연해 재단 설립"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 위한 국제회의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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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회의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일제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제동원 인권재단법'을 제정, 한국과 일본 정부 및 기업의 출연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이른바 '2＋2 인권재단' 조성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인 김민철 경희대 교수는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국제회의장에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 '해방 74년, 강제동원 문제의 어제, 오늘, 내일'에서 "강제동원 인권재단법을 제정해 과거 청산을 지속하고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의 출연금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주장하는 '2＋2 인권재단'은 우선 한국 정부와 포스코 등 1965년 청구권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이 출연해 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이 재단은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 차원에서 일시금을 지급하고 유족에게는 의료비 지원 및 연금 지급 등의 보상을 한다.
또 재단법에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도 출연할 수 있도록 틀을 만들어 향후 일본 정부나 기업이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실적으로 일본 정부가 출연할 가능성은 없지만 향후 일본 기업의 출연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재단을 통해 동아시아 시민들과의 연대를 강화해 일본 기업들을 압박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일본에 더는 배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일본에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를 요청하고, 원폭 피해 실태 조사 협력 요청, 유골 봉환을 위한 협력 촉구, B·C급 전범 문제 해결 협의 등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국내에서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추가 보상, 추념 사업, 미해결 과제 등을 위한 기구 정비, 실질적인 후속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는 보수 정부 하에서 중단된 과거청산 작업을 재개하는 일이자 후속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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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야노 히데키 일본 강제동원공동행동 사무국장 |
김 교수 외에도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역사연구가인 다케우치 야스토씨는 "한일 우호는 일본이 식민지배 책임을 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강제동원의 사실을 인지하며 기업과 강제동원 피해자의 협의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며 "일본 기업은 독일 기업이 강제노동 피해자와의 화해를 위해 '기억·책임·미래' 재단에 출자한 것처럼 화해를 위한 재단·기금 설립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강제동원 문제를 남북 공동의 과제로 삼고, 구체적인 사업들에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이국언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여자 근로정신대 등 강제 동원된 여성 피해자 지원은 미미한 상황인 만큼 여자 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법을 만들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는 일본군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위안부 피해자들과 달리 미쓰비시 등 전범 기업에 동원돼 강제로 노역을 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다.
또 야노 히데키(矢野秀喜) 일본 강제동원공동행동 사무국장은 "일본 제철과 미쓰비시 중공 모두 기업 행동 규범 등에서 '법령 준수', '인권 옹호'를 내걸고 있는 만큼 대법원판결을 수용하도록 압박하자"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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