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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홍콩법원 "공항시위 금지"… 당국 "테러" 표현, 군 투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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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종합)트럼프 "중국, 홍콩 근처로 병력 이동한다더라"… 中 "당신네 일이나 신경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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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운행이 재개된 홍콩 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체크인 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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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홍콩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경찰의 극심한 충돌이 일단락된 가운데, 공항 당국은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다. 당국은 홍콩 법원의 임시 명령을 근거로 추가 시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정부의 군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테러"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국제공항은 웹사이트를 통해 "법원으로부터 불법·고의로 공항의 적절한 운영을 막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제한한다는 임시 명령을 받았다"며 "지정 지역을 제외한 장소에서 시위·집회·공공 행사에 참여하는 것 역시 금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공항은 도착장에서 시위를 허용한 바 있다.

이어 공항은 공공질서 조례에 반하는 시위, 집회, 항의, 공공행사를 금지하고 공항 곳곳에 임시명령의 사본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당국이 향후 시위를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이 명령에도 불구하고 시위대와 당국 간 추가 충돌이 빚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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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공개한 홍콩 법원의 국제공항 시위 임시 금지 명령. 시위가 허용된 장소는 노랗게 줄쳐진 'A'로 표시된 곳이다. /사진=SCMP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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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법원 명령에 따라 허가 없이 출국장을 출입할 수 없다. 도착장에서도 법원이 허가한 시위 장소는 양쪽 출구 근처 두 곳에 불과하다. 사실상 추가 시위를 금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공항 당국은 법원에 "항의 적절한 운영을 불법·고의로 막는 행위뿐 아니라 이를 선동·지원·방조하거나 통로나 길을 막는 경우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SCMP는 전했다.

전날 공항은 출국장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자 오후 7시쯤 홍콩 출발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12일 오후 4시 이후 항공편을 전면 취소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공항 운행을 중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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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대가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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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위대의 공항 연좌시위는 9일부터 11일까지만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12일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경찰이 쏜 '주머니탄'(살상력이 낮은 알갱이가 들어 있는 탄)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분노했고, 공항으로 몰려들어 점거 시위를 벌였다.

이날 홍콩 경찰은 밤 11시쯤 5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출동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공항에 진입했다. 경찰과 일부 시위대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경찰은 불법 집회와 경찰 폭행 등 혐의로 5명을 체포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재진입을 막기 위해 공항청사 입구 안쪽에 카트를 활용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했고, 일부는 머리를 다쳐 피를 흘렸다.

시위대가 시민을 억류하는 일도 벌어졌다. 잠복 경찰로 지목된 한 남성은 시위대에 팔과 다리를 케이블로 묶은 채 억류됐다가 경찰과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기자도 시위대에 붙잡혔다가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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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잠복 경찰로 의심을 받아 시위대에 억류됐던 남성이 부상을 입고 구조요원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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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는 오전 6시쯤에 이르자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SCMP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공항에서 농성을 벌이는 시위 인원은 50명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시위대 대부분은 공항 열차가 운행을 멈추기 전에 도심 등으로 빠져나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오전 6시 20분쯤 홍콩국제공항 관계자는 공항이 정상 운영을 재개했으며, 항공편 이착륙 일정을 모두 재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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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국 광둥성 선전 시내 상공에서 촬영된 위성사진 일부. 선전스포츠센터 내 중국 군 소유로 추정되는 차량이 보인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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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이 시위 배후에 있다고 보는 중국은 군대 투입 가능성도 열여놨다. 지난 7일 장샤오밍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은 비공개 좌담회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인민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14일 판공실은 "(시위대가) 테러리스트들과 전혀 다를게 없다"는 공식입장까지 냈다. '테러'라는 용어를 쓰면서 중국의 군대 투입 관측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최근 홍콩 부근의 선전에서 대규모 폭동 진압 훈련을 한 바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배후론'을 부인하면서도 군 투입 가능성이 불거지자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콩 사태가 매우 곤란한 상황"이라며 "자유를 위해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중국을 포함한 모두를 위해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사태 진정을 촉구했고, 트위터에는 "우리 정보기관이 중국 정부가 홍콩과의 경계지역 쪽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측은 "내정 간섭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화춘잉 중국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그들(미국 정치인)은 사실을 무시하고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하며, 폭력 범죄를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며 "당신네 나랏일이나 신경 써라. 홍콩은 당신들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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