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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일문일답] ‘대학 자율 정원 감축’ 박백범 “총장이 리더십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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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교육부가 4일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기본계획(시안)’을 통해 “진단 지표에서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비중을 20%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학생인구 급감에 대비, 대학 자체 정원 감축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진단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은 △학생 충원율·전임교원 확보율 지표 비중 확대 △5개 권역 구분 및 권역별 선정 원칙 적용 △대학이 진단 참여 여부 선택 등이다.

이에 대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라며 “(대학 자율 정원 감축 내부 진통은) 대학이 총장을 중심으로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백범 차관과 류장수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부경대 교수)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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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례로 류장수 교수, 박백범 교육부 차관. [사진=김경민 기자. 2019. 0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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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로 참여를 결정한다고 하면 일반재정지원 포함해서 특수목적사업 등 교육부자 진행하는 사업은 신청 못 하게 된다. 그렇게 치면 대학 입장에선 사실상 강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박백범 차관) 아무래도 자신이 있는 대학은 참여를 할 것이고 종교계·예술계 대학 등 평가에 별 의미가 없는 대학 중심으로는 미참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대학의 의사를 존중해 줄 수밖에 없다. 물론 일반재정지원은 제한되지만, 미참여 대학에 대해서도 일부 재정지원이 가능하다. 또 국가장학금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류장수 교수) 2주기 평가 때도 참여를 원하지 않는 대학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 학교를 밝힐 수 없지만, 일반재정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진단에 참여를 원하지 않는 대학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몇 개가 될지는 정확하게 말씀 드리기 어렵다.

-그럼 2주기 때는 몇 퍼센트 정도가 미참여를 원했나.

▲(박) 323개 대학 중에 실제 참여를 안 한 대학이 순수하게 30개 대학이다. 10% 조금 못 되는 숫자라고 보면 된다.

-지역별로 쿼터를 늘리고 만점에 대한 기준을 좀 달리한다고 했다. 가이드 라인이 있는지.

▲(박) 5개 권역별로 만점 기준을 달리 적용하겠다는 거다. 어떤 지역은 여건이 열악해 만점 기준이 낮을 수 있고 수도권 지역 등은 만점 기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절대평가를 하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우리 지역에서는 이런 정도 목표를 갖고 노력하면 되겠다’는 예상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평가 부담이 완화 되고 지역대학들이 부담을 덜 느끼게 될 것 같다.

-학생 충원율 지표가 강화된다. 입학 정원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거고 2021학년도의 신입생 충원율이 관건인 만큼 여기에 사활을 걸게 될 것 같다. 또 교육부가 지표를 강화하는 것은 2021학년도 입학 정원에 맞춰 충원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정을 권장하는 취지냐.

▲(류) 정원 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기능을 너무 강화 시키기엔 점점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 2학년, 3학년 올라가면서 충원되는 비율(재학생 충원율) 결국은 시장에서 가장 정확하게 그 대학의 상황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유지 충원율은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할 때 일정한 기준을 도달하지 못하면 재정지원을 하지 않게 돼있다. 그래서 비록 선정이 됐다고 하더라도 충원율을 충족시킬 자신이 없으면 떨어뜨리면서 일반재정지원을 받든지 아니면 재정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이렇기 때문에 내년 입학정원은 물론 그 이후에 몇 년간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재학생 충원율 관련, 예를 들어 반수로 이탈하는 학생이 없도록 대학이 자체적으로 혁신을 하고 또 애초에 학생을 선발할 때도 그런 것들을 고민해서 뽑도록 한다는건가.

▲(류) 그런 점이 있다. 그리고 신입생 정원율 경우에 90% 이상 도달한 대학에도 2학년, 3학년 학년이 올라가면서 등록률이 낮아지는 학교들이 있따. 이 학교들은 학생들이 들어가서 실제 다녀보니까 계속 다니기 어렵다고 판단한거다. 우리는 학부모, 학생들 생각을 굉장히 존중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에 40만명 수준까지 학생 인구가 줄어든다고 추계했다. 현재 입학 정원이 49만명 좀 넘는 상황인데, 2023년까지 3년 동안 약 9만명을 감축해야 하는 현실이다. 적정 규모가 가능하다고 보나.

▲(박) 9만명 감축이라고 하는 게 적정 규모라고 어느 누구도 판단하기는 어렵다. 선진국의 경우 정원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대학의 역량 정도는 상정해 놓고 거기에 ±10~20% 어느 정도 여유는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반드시 9만명, 또 2024년도 가서는 12만명까지 줄여야 된다는 게 아니라, 대학별 여건을 봐서 자율적으로 조정하라는 의미다.

-대학 입학정원 개념 자체를 학령 인구 수와 꼭 맞출필요는 없다는 의미인지.

▲지나친 해석이다. 지금 현재 대학이 가지고 있는 정원 대비해 학령 인구가 이 정도로 줄어드니 감안해서 스스로 대학에서 조정하라는 의미다. 일종의 시그널이다.

-학령 인구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원 감축 권고에서 대학 자율로 정책을 바꾼 것은 대학 자율에 맡겼을 때 정원을 더 빠르게 감축할 수 있을거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인지.

▲(박) 빠르고 늦고 보다는 대학이 스스로 '우리 대학의 정원이 어느 정도가 적정하다'는 것을 결정하라는 의미다. 1기와 2기 구조 개혁에 있어서, 오히려 줄여야 할 대학은 안 줄이고 안 줄여도 되는 대학을 줄였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타율적인 정원 조정을 해서 그런 현상이 생겼다. 대학 여건을 스스로 판단하고 그만큼 충원할 자신이 있는 대학은 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없고 여건이 맞지 않으면 스스로 더 줄여야 하는 시스템을 작동하라는 거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줄인 정원이 기대에 못 미쳐서 입학 정원이 입학 가능한 인구보다 더 많은 상황이 계속 유지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책 있나.

▲(박)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나지 않을 거라고 보여진다. 충원율이 계속 떨어지게 되면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스스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예상도 그렇게 하고 있다.

-저출산 기조와 수도권 쏠림 현상을 교육부가 혼자서 나서서 할 수 있다고 보나. 지역대학은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튼실한 대학인데도 충원율을 계속 줄여야 하고 수도권에 있는 대학은 경쟁력이 없어도 위치 때문에 일부러 정원을 줄일 필요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

▲(박) 그렇기 때문에 권역별로 나눠서 만점 기준을 달리 적용한다는 거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수도권에 있는 조금 뒤떨어진 대학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또 2기 진단까지는 권역하고 전국 나누는 비율을 5 대 1로 나눴는데 3기엔 2배 이상으로 권역 비율을 높인다.

▲(류) 2기가 과도기라고 하면 3기는 하나의 완결된 형태다. 교육부의 대학 정책에서 폐교 관련된 정책, 국가 균형 발전에 있어 이전 공공기관을 지역에 내려보내고 채용 할당을 더 높이는 정책 등과 함께 가준다면 대학의 발전을 자율적으로 하면서도 우려하는 부분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원율에 자신이 없는 대학은 스스로 정원을 줄일 것이다. 반대로 충원율에 자신이 있는 대학은 정원을 늘려도 되나.

▲(박) 아직은 정원 늘려도 된다는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 좀 더 구조 개혁이 진행되면서 지켜보겠다. 내후년까지 반도체계약학과처럼 특수한 분야에 있어서 일부 증원을 허용해줬다. 그래서 아주 특수한 경우 빼고는 아직 증원을 허용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서 지표를 개선했다고 했다. 위원회에선 지표를 어떤 식으로 반영할 지 어떻게 논의했나.

▲(류) 위원회에서 많이 얘기했던 부분은 3주기엔 성과를 보자는 것이었다. 1기, 2기가 과정을 중시했다면 3기는 성과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줄이게 되면 학과 구조 개편 등 내부 진통이 상당할 것 같다. 대책이 있나.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다. 대학이 총장을 중심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서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정부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게 아니고 대학이 여러 의견을 잘 수렴해서 헤쳐 나가야 한다.

km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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